농번기
농번기
  • 경남일보
  • 승인 2012.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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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5월이라 중하(中夏)되니 망종(芒種), 하지(夏至)절기로다. 남풍은 때맞춰 맥추(麥秋)를 재촉하니 보리밧 누른빗치 밤사이 나것고나. 문앞에 터를 닦고 타맥장 하오리다’(정학유ㅣ농가월령가 5월령). 때는 농번기이다

▶예부터 6월 중순부터 7월 하순까지를 농번기라 하여 나랏님도 농사에 관심을 가졌다. ‘농민이 가난하면 왕도 가난하다(F케네)’는 서양속담이 아니라도 농사는 천하지 대본이었기 때문이다. 춘원 이광수는 이때를 가리켜 ‘농사는 싸움이다’라고 했고, 우리 속담에는 ‘늦모내기에는 죽은 중도 꿈틀거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바쁘다.

▶요즘은 따로 농번기가 없을 정도로 농촌이 분주하다. 웰빙시대를 맞으면서 이른 봄부터 달래, 냉이, 고사리, 곰취, 참나물 채취에 바빴던 일손이 요즘은 양파, 마늘, 매실수확에 단감나무 솎기, 봄시설 과채소 수확, 논썰기 등등 눈코 뜰 새가 없다. 그야말로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여의치 않아 적기영농에 차질을 빚고 있다. 날씨마저 가물어 농민들의 상심은 깊어 간다.

▶올 농번기 진주시에 필요한 일손은 25만 여명. 인근 시·군까지 감안하면 필요인원은 훨씬 늘어난다. 진주시는 이 같은 일손을 충당하기 위해 공무원, 군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손돕기에 나설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선 시가 관할 공무원 1000명에게 하루씩 일손돕기에 나서도록 했다. 그래도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줄을 지어 일손돕기에 나섰는데, 격세지감(隔世之感)이 없지 않다. 갓 시집 온 베트남댁의 눈에 비친 우리 농촌의 실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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