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단 뿌리가 된 예술가들 기억했으면"
"지역화단 뿌리가 된 예술가들 기억했으면"
  • 강민중
  • 승인 2012.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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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이길성화백 유족 이병호씨

“과거 소외받고 가난했던 시대를 이겨내고 지역 미술을 꽃피우는데 뿌리가 됐었던 예술가들을 돌아보는 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1869년 성파 하동주 선생 이후 진주 미술의 역사적 뿌리와 가치를 찾아 작고작가들의 작가·연도별 작품을 전시하는 ‘진주미술 뿌리 기념 초대전’이 진주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그 누구보다 분주한 한 사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작품이 동시에 참여하는 이병호(의령 화정초등학교 교장)씨다.

그는 할아버지 이성희 화백과 부친인 이길성 화백의 작품 6점을 출품한다. 작품들을 모두 소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대구 등 다른지역에 있는 작품들을 공수해 선보인다.

그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아버지 이길성화백의 평생의 노력이 인정을 받는 것 같아 너무 기쁘게 준비하고 있다고 웃어보인다.

“옛날에는 예술가들이 정말 먹고 살기가 힘들었어요. 어머니는 예술가라면 이가 갈린다고 하셨을 정도니까요(웃음). 아버지는 오로지 작품에만 몰두하셨어요. 예술가도 어느정도의 정치(?)가 필요한데 말이죠. 그래서 활동에 비해 크게 이름을 알리시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순수하셨던 거죠.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불만은 많았지만 예술가 집안이라는 긍지 만큼은 컸습니다. 이러한 아버지의 평생의 노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기쁘네요.”

그의 부친 이길성 화백은 현재에서 사용하고 있는 진주시 휘장을 1967년에 처음 도안한 주인공이다. 특히 선생의 작품 중 90%가 ‘촉석루’라는 점에서도 선생의 지역사랑을 엿볼 수 있다.

“아들 입장에서 볼때는 갑갑했죠. 다른 것도 그려 보시라고 했지만 항상 촉석루만을 고집하셨어요. 진주의 상징이라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진주에 대한 애착이 워낙 크셨으니까요. 60대 중반에 한쪽 눈을 실명하시면서 원근감이 떨어지셨어요. 이후 작품활동을 많이 못하셔서 남들과 같은 노후에 완성되는 완숙한 작품을 많이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이 화백의 ‘촉석루’는 같은 소재지만을 년도 별로 다른 기법으로 묘사돼 오히려 색다른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아들 이 씨는 부친의 촉석루 작품 중 부친이 50대에 그린 작품을 가장 좋아한다고…. 이 작품 역시 이번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행사가 평소 전시회를 자주 찾는 소수의 잔치보다는 모든 지역민들의 잔치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전시 오픈일 일주일 뒤가 아버지의 2번째 기일이예요.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가 반가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버지 한사람을 위한 전시는 아니지만 아버지와 동시대를 살며 진주의 화단을 꽃피운 동료, 선배, 후배 작가과 함께 할 수 있어 누구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좋아하실 겁니다.”

이어 그는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대부분이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찾아서 우리고장에 이렇게 휼륭한 작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셨으면 합니다. 또 지역작가들인 만큼 우리주변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많아요.  최고의 작가들이 담아낸 지역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큰 재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진주시가 주최하고 한국예총 진주지회가 주관하는 ‘진주미술 뿌리 기념 초대전’은 9일부터 14일까지 경남 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마련된다.

전시는 6개월간 진주화단의 역사인 출신 작고 작가들의 구체적 활동과 미학적 성취 근거를 찾는 작업으로 통해 작품을 수집, 분류, 정리 작업을 거쳐 마련되며 지역 작고작가 27인의 작품 73점이 전시된다. 개막식은 9일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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