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홍 기자
그의 발언을 보면 중앙부처에 자주 방문해 군의 사업에 대해 논의하라는 뜻이란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서울출장소까지 만들어 공무원을 동원해 ‘로비’를 해야한다는 말은 다소 부담으로 들려온다. 현재 국비예산은 각 중앙부처 공모를 통해 실시하기 때문에 로비를 통해 이를 성취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또 합천군이 생사를 걸고 있는 기업·공장유치건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이 또한 합천군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안목에서 나온 발언이다. 합천군은 한때 인구수가 20만명에 육박하는 웅군이었으나 지금은 5만명 정도이다. 그래서 군과 군민들은 인구증가를 위해 기업유치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인데 조 의원의 발언은 군민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됐다.
또 지난달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2012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개요’에는 합천군이 지방세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도내 시·군 지자체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천군의 지방세 수입이 131억원인데 반해, 공무원 인건비는 456억원인 것으로 조사돼 지방세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율이 무려 348.1%에 달했다. 게다가 군은 세외수입 220억원까지 합해도 공무원 자체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군의 재정자립도가 11.3%으로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수립이 요구되고 있는 사항이다. 이러한 합천군의 현실을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면 지역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기에 아쉬움이 남는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난 총선에 당선된 후 지금까지 두 번 합천군을 방문한 조의원은“ 명예가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국민을 위하는 국회의원도 중요하지만 지역구 주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지 한번쯤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변인이자 공인이다. 그래서 말 한마디는 그 누구보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다. 그의 말처럼 설령 사실이라도 합천군민들의 염원을 말로써 찬물을 끼얹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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