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끼얹는 국회의원의 말
찬물 끼얹는 국회의원의 말
  • 김상홍
  • 승인 2012.06.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상홍 기자
조현용 국회의원의 말이 합천군을 뒤흔들었다. 지난 7일 합천군청에서 열린 군정현안 보고회에서 조 의원은 “국비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로비를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함양이나 함안군처럼 서울출장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과 중국에서 이주한 기업들을 합천군에 유치될 수 있게 해달라는 모 군의원의 물음에 조 의원은 “합천군은 교통환경이 좋지 않고 또한 공장 부지로 사용할 만한 땅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기 때문이다.

그의 발언을 보면 중앙부처에 자주 방문해 군의 사업에 대해 논의하라는 뜻이란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서울출장소까지 만들어 공무원을 동원해 ‘로비’를 해야한다는 말은 다소 부담으로 들려온다. 현재 국비예산은 각 중앙부처 공모를 통해 실시하기 때문에 로비를 통해 이를 성취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또 합천군이 생사를 걸고 있는 기업·공장유치건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이 또한 합천군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안목에서 나온 발언이다. 합천군은 한때 인구수가 20만명에 육박하는 웅군이었으나 지금은 5만명 정도이다. 그래서 군과 군민들은 인구증가를 위해 기업유치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인데 조 의원의 발언은 군민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 됐다.

또 지난달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2012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개요’에는 합천군이 지방세 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도내 시·군 지자체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천군의 지방세 수입이 131억원인데 반해, 공무원 인건비는 456억원인 것으로 조사돼 지방세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율이 무려 348.1%에 달했다. 게다가 군은 세외수입 220억원까지 합해도 공무원 자체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군의 재정자립도가 11.3%으로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수립이 요구되고 있는 사항이다. 이러한 합천군의 현실을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면 지역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기에 아쉬움이 남는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난 총선에 당선된 후 지금까지 두 번 합천군을 방문한 조의원은“ 명예가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국민을 위하는 국회의원도 중요하지만 지역구 주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지 한번쯤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변인이자 공인이다. 그래서 말 한마디는 그 누구보다 엄청난 위력을 가진다. 그의 말처럼 설령 사실이라도 합천군민들의 염원을 말로써 찬물을 끼얹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