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와 놀부
흥부와 놀부
  • 정만석
  • 승인 2012.06.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만석 (취재2부장)
조선후기의 문학작품 흥부 놀부전은 2개의 대비되는 인간형을 묘사하고 있다. 놀부는 물질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조그마한 인정도 베풀지 않는 인간형이다. 이에 비해 흥부는 경쟁에서 늘 뒤쳐지고 가족을 제대로 먹여살리지 못하는 나약하고 무능한 인간형으로 대변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놀부와 흥부에 대한 인물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중요시하는 시점에서는 놀부형 인간형을 높이 평가한다. 공동체 가치가 더 중요한 시점에서는 흥부형 인간형을 필요로 한다. 현대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무한 경쟁에 바탕을 둔 사회 시스템이다.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배출되고 있다. 이런 공동체속에서 우리는 흥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의문을 던진다.

▶무능한 사람들의 가난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야 하나?, 아니면 사회 탈락자와 무능력자들을 사회 공동체가 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해야 하나? 그 해답을 찾기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사회적기업이나 보편적복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아마도 이런 문제들 때문 아니겠는가. 정치권에서 마구 쏟아져 나오는 정책들을 보면 사회공동체가 탈락자를 함께 품어가는 쪽으로 기우는 듯 하다.

▶보편적 복지 등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기회비용이 들어간다. 자금 마련이 중요한데 뚜렷한 해답을 찾은 곳은 없다. 노블레스 오블리주(프랑스어 Noblesse oblige)를 강조하고 있지만 강요하기는 힘들다. 상위 1% 계층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흥부 놀부전에는 착하고 이웃과 함께 어울려 사는 흥부가 복을 받고, 물질을 탐하는 놀부는 벌을 받는다는 유교적 '권선징악'가치도 담고 있다. 착하게 살기를 권하는 요즘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