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기 (논설고문)
진주는 소싸움 등 문화상품은 많지만 대표 문화상품은 무엇인가? 진주에 살면서 누구나 품어왔던 질문이다. 문화도시, 교육도시를 표방하면서도 딱히 내놓을만한 세계적인 상품은 별로다. 진주는 1000년 고도이지만 진주를 찾는 외지인들은 진주성을 제외하곤 별로 볼 것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복원된 진주성도 본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드라마 세트장 같다 한다. 유·무형의 자산을 기반으로 도시를 하나의 매력적인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그 부가가치를 높이는 도시브랜드와 랜드마크의 이미지 구축도 그렇다. 즐길거리, 먹을거리, 숙박시설 등도 시원찮고 관광 인프라도 취약해 돈을 쓸 만한 곳도 없다. 그러나 관광객들의 수준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진주비빔밥·실크 등 옛 명성 되찾아야
자랑거리인 진주비빔밥과 진주냉면은 관심에 따라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들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다. 돈이나 신분을 떠나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고, 값이 헐한데다 맛도 좋아 뒷받침만 잘하면 명물이 될 수 있음이 충분하다. 비빔밥·냉면은 역사성과 경제성, 문화적 가치를 갖추었다. 진주냉면은 북한 백과사전에서도 인정, 한여름에 시원한 냉면을 떠올리게 된다. 손이 착 달라붙을 정도로 차가운 냉면그릇에 살얼음이 언 먹음직스런 냉면을 대하면 삼복더위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진주비빔밥은 원조로서 전국적인 대표 주자임에는 이의를 달 사람은 없지만 전주비빕밥에 비해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전주비빔밥은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게 만든 우주비빔밥의 기술을 이전받아 기내식으로 선보일 예정에 있다.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로 선정, 더욱 명성을 얻게 됐다. 진주비빔밥의 독특한 맛은 사골국물로 밥을 짓는 데 있다. 밥 위에는 숙주·고추·근대나물 등을 얹어 보탕국과 같이 내는데, 동황색의 둥근 놋그릇과 흰빛의 밥테, 여기에다 다섯 가지의 나물이 어우러져 일곱 가지 색상의 아름다운 꽃모양을 자랑한다. 일곱 색깔 꽃밥인 이른바 칠보화반(七寶花飯)이라고도 한다.
젊은이들이 수도권 등지로 떠나는 것도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언제까지 손을 놓고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다. 현실은 십 수 년째 진주를 떠나는 젊은 층의 발길을 잡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선거 때 마다 말은 무성했지만 뾰족한 방법을 지역의 지도층들이 내세우고 실행한 실적이 미미하다. 현재 상태에서 KTX가 내년에 개통되면 혁신도시가 건설된다 해도 수도권으로 빨대효과는 더 심해 인구 유출도 더 심할 수 있다.
소싸움하면 남강 백사장이었으나 경북 청도에 비해 우선 투자면에서 그 명성을 내주고 있다. 논개 역시 전북 장수에 밀리고 있다. 비빔밥, 실크, 소싸움 등이 옛 명성을 되찾으려면 대폭적인 투자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지, 그간 어떤 노력을 했는지 시민 모두가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젠 전반적인 대수술이 필요하다. 진주의 특산품인 견직도 사양산업이 되어 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 화섬같이 신제품 개발 등이 시급하다.
관광인프라 구축 로드맵 기대 크다
시가 진주성 인근에 유스호스텔 건립, 폐철도선로에 레일바이크 설치, 논개 투신, 진주대첩 관련 등 관광상품 콘텐츠 개발과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한 로드맵이 마련되면 관련 전문가의 토론회를 거쳐 예산에 반영해 본격적으로 추진 할 때 비빕밥, 소싸움, 실크 등이 옛 명성을 되찾을 것에 기대가 크다. 현재 있는 자원의 활용차원에서 진양호에 상수도 수질 오염 등으로 운행을 중단 한 관광유람선의 운항도 검토할 때가 됐다. 진양호 공원의 대대적인 개발과 함께 수질 오염이 문제가 된다면 ‘전기배’를 판문동 진양호에서 대평의 청동기 박물관 사이에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관광객을 오게 하는 것은 기본적인 물적 자원 외에 관광객들에게 감동을 줄 그 무엇에 대한 관심과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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