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비
경조비
  • 경남일보
  • 승인 2012.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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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객원논설위원)

누구를 막론하고 결혼식의 축하금과 장례식의 조의금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낀다는 상식 같은 조사결과가 있다.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은 한 해 동안 100만원이 넘는 돈을 경조비로 지출하고, 결혼식과 장례식에 각각 10번과 5번 이상을 참석한다는 현실을 포함한다. 많으면 월 50만원이 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은퇴 이후에 나타나는 경조비는 가계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줄 만큼 스트레스로 나타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밥 한번 먹지 않고 말 한번 섞지 않은 사이인데도 같은 조직, 직장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초대장을 내미는 경우가 관행화되었다. 정년 등으로 퇴직한지 상당 기간이 지났는데도 재직시 몸 담았던 조직의 사우회나 이런저런 동호회 명단을 입수하여 무차별적으로 문자를 날리는 경우도 흔히 본다. 아예 참석은 차치하고 경조비로 입금만 하면 된다는 식의 느닷없는 계좌번호까지 친절히 적시해 놓은 청첩장도 드물지 않게 본다.

▶참석하면 다행이고 그렇지 않아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발상이라면 지나친 비유일까. 전갈을 받은 당사자는 스트레스가 시작된다. 자신의 경조사가 닥쳐 있으면 몇 곱절이 될 테다. 주위 눈을 의식해 마지못해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참석한 본전 생각도 간절하단다. 흔히 갑과 을의 관계에서는 뇌물 성격의 축의금도 있다.

▶잘못된 경조문화다. 경제력과 신분을 의식한 체면치레 풍속이다. 바꿔야 한다. 돈이 아니면 마음을 전달하기 곤란하다는 의식도 소아병적 발상이다. 다행히 소박하고 근검한 경조문화 만들기 운동이 ‘힘발’을 얻고 있다. 정을 주고받는 합당한 경조의례의 출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공직자 혹은 기관장과 정치인 등 이른바 지도층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솔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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