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의 해결되지 않은 갈등-위안부와 독도
韓·日의 해결되지 않은 갈등-위안부와 독도
  • 경남일보
  • 승인 2012.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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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美 UC 버클리 정치학 장학생(卒)
위안부 문제는 몇몇 할머니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문제는 우리나라 할머니들 모두의 문제요, 어머니들 모두의 문제요, 그리고 딸들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일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일본의 식민 통치를 받던 시절 이 땅에는 주인(한국정부)이 없어 그 분들을 지켜주지 못했고, 해방 후에는 이 나라에 주인(정부)이 있는데도 오늘날까지 그 어떤 정부도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분들은 어린 나이에 조국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 체 오늘날까지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 분들은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사과하라”고 지난 20년 동안 다 쏟아 내어 없는 눈물을 오늘도 흘리시며 호소하고 계신다. 그 분들은 마치 과거에 청나라로 끌려갔다 고국으로 돌아와 멸시받던 ‘환향녀’들을 연상케 한다. 그분들에게 ‘죄’가 있다면, 단지 그 시대 힘없는 한국 땅에서 여자로 태어난 ‘죄’뿐일 것이다.

이 나라 정부가 힘없는 국민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느 국민을 위해 존재한단 말인가? 오사카 출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큰 업적을 남기고 싶다면 반드시 이러한 작은 일부터 깔끔하게 해결을 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남아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평균연령은 87세로 고령이라 곧 한 명씩 생을 마감할 것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누구 정권의 때이든 상관없이, 그 때(임기동안)에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한은 반드시 그 때의 지도자가 그 책임을 다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현 정부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이자 사명일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는 팔을 걷어붙이고 위안부 문제를 다른 일과 쓸데없이 연관짓지 말고, 별개로 그리고 단독으로 일본정부를 설득하여 하루빨리 이 일을 치밀하게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외교능력에 있어 세계적으로 높은 평과를 받는 동시에 돌아가신 분들을 포함한 아직도 살아계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드려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정부야 말로 이 나라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그리고 간절히 원하는 정부일 것이다.

독도 문제 또한 오래 전부터 한·일 관계에 있어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해 우리나라 광복절을 2주 앞둔 8월 1일, 울릉도로 가겠다며 김포공항에 도착했던 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이 결국 9시간 만에 일본으로 돌아갔다. 일본 의원들의 이러한 행동을 문제 삼기 이전에 생각해 볼 것이 있다. 그들이 울릉도 방문 문제로 기자 회견을 했을 때 “(한국 정부가) 정말로 그렇게 (입국금지)할지는 모르는 만큼…”이라고 자민당 신도 의원이 말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일이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첫째, 그들이 한국에 온다고 한국 정부에 당당히 알렸다는 점. 둘째, 일본 정부에서 26일 외교적 경로를 통해 자민당 의원들의 방한 시 당당히 신변 보호를 한국 측에 요청해 왔다는 점. 셋째, 입국을 금한다는 통보를 받고 나서도 그들의 당당한 행동에는 변함이 없었다는 점이다.

김포공항 입국장 앞에서 일본 의원들의 입국을 거세게 항의했던 독도지킴이 등 시민단체 회원들도 있었다. 이번 일로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번 기회’에 독도가 확실히 한국 땅임을 전 세계에 분명히 알리겠다고 했다. 또한 울릉도로 가서 일본 국회의원의 입도를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이번 기회가 아니라 독도를 세계에 알릴 시간은 이미 늦었고, 그들이 울릉도까지 간다하더라도 울릉도에서 저지하는 건 이미 집안에 들어온 도둑을 안방에 있는 금고 앞에서 저지하는 격이다. 집은 이미 도둑에게 침입당한 상태다. 특임장관이란 분이 그런 짧은 생각으로 불필요한 언행과 행동을 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전 세계에 ‘독도 문제’를 알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특임장관의 임무가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전략적으로 생각하지 못 하고 즉흥적으로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에 빠진 분들로 구성된 정부이다 보니 굴욕적인 역사가 보여주고 있듯 한국은 늘 당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실은 독도와 위안부 할머니들 문제는 비단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그들이 왜 이러한 행동을 하는지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국한하여 볼 것이 아니라 동북 아시아적 관점과 세계적 관점에서 복합적인 요소들을 잘 살펴야 한다. 또한, 국제정세로 봐서 한국은 주위 강대국들 사이에서 입지를 확실히 정하고 강화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는 아군도 적군도 없다. 국익만 있을 뿐이다. “정치는 치밀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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