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다문화교육
꿈이 있는 다문화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2.06.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여려 (결혼여성이민자·함안군 칠원면사무소 근무)
아이들은 오늘도 재잘거리며 집밖을 나선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며 역시 ‘밥’보다는 ‘꿈’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셉은 꿈꾸는 아이였다. 그는 온갖 어려움을 견디고 애굽의 총리가 되어 곤경에 처한 백성들을 구했다. 성경에는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비전이 확실한 사람은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이겨내지만, 희망의 끈을 놓으면 포기하기 십상이다. 꿈은 삶의 중요한 원천이다.

오늘날 다문화교육이 봇물처럼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형식적인 내용에 치우치고 있지는 않는지,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정말 꿈을 심어주는 교육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문화교육은 무엇인가. 문화적·인종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상호문화적 전통을 이해하고 존종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모든 인간의 평등성을 증진시키는 교육이라고 배웠다. 이는 국가나 사회내에 여러 문화가 공존하는 것을 가르치는 교육을 일컫는다. 교육현장에서는 외모, 피부색, 말투, 가정환경 등의 차이로 인한 따돌림, 차별 등을 없애고 서로의 역사, 사회·문화에 대한 경험을 통해 학생이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필자는 원어민강사로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리고 다문화 이해에 대한 교육을 받고 짧게나마 학교에서 특강을 했다.

그러나 맞춤형 교육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고, 교육현장에는 괴리(乖離)가 많았다. 다문화 자녀교육은 실효성을 나타내기보다는 친구들과 다르다는 것을 부각시켜 차별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학생들에게 “피부색이 다른 것도 죄가 되나요” 하고 물으면 교과서적으로 “아니에요”라고 답한다. 다시 “그런데 여러분들은 왜 피부색깔이 다르다고 친구들을 왕따시키고 놀리죠”라며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속에 와닿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문화 학생교육은 훌륭한 인재양성보다는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는데 초점을 두고 동화교육(同化敎育)을 주로 실시해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이런 교육풍토에 따라 다문화가정 부모가 가장 절망하는 부분이 바로 ‘자녀가 한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우수한 교육적 기회를 제공한다면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고 본다. 글로벌 문화의 장점을 살려 ‘소통능력’을 향상하고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리더십 자질향상’교육이 자리잡으면 승산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정원사라도 휘어버린 나무를 바로잡을 수는 없다. 현재만 보지 말고 20∼30년 이후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 미식축구 영웅 하인즈 워드는 이런 말을 남겼다. “다른 사람의 문화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누군가에 대해서 칭찬할 만한 점을 찾아보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