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과 문화예술
농악과 문화예술
  • 경남일보
  • 승인 2012.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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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전 진주시장)
민속예술은 민족의 예술이기에 면면히 가꾸고 다듬어야 하는 당위성을 지닌다. 복고가 아니라 고유의 내것을 길이길이 간직하자는 소박한 의도에서다.

민속 문화예술은 가장 향토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도 있다. 이 땅의 조상들은 오랫동안 농어촌 문화를 일구면서 이웃 간의 화합과 협동을 다짐하며 살아온 생활의 얼과 뿌리를 오늘에 되살려 가고 있는 것은 그 의의가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의 흐름을 거슬러 보더라도 민족의 자기 동일성이 확인되는 장소는 언제나 전통문화의 계승 가운데 있었던 것을 상기하게 된다.

오늘에 전승된 민속 문화예술 중 가장 우리 심중에 와닿는 농악은 면면히 흐르는 민족의 핏줄처럼 우리를 한 흐름 속에 몰아넣는 감격을 주는 것이어서 더욱 근본적인 힘이 솟아나게 한다.

농악은 꾸밈없는 정서를 솔직하게 나타내는 놀이로 징소리와 장구소리 그리고 장단에 맞춘 율동은 그야말로 원초적이며 본능적인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농악은 삼한시대부터 풍년을 기원하는 제천의식으로 성행해 오면서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은 민속예술의 하나로 정착돼 어깨와 팔다리가 들썩이는 율동 속에 감흥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들을 때마다 우리들 가슴에 깊고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또한 농악은 지리적 조건과 역사적 환경에 따라 독특한 특성을 지니면서 계승 발전돼 왔다.

특히 농악은 탈춤 등으로 어떤 민속예술보다 우리나라 전역에 보급돼 있는 토착예술로서 전국 어느 고장 어느 마을 치고 북과 장구와 꽹과리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근자에 들어와서 이처럼 특색 있는 향토적인 농악놀이가 그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기능 보유자들 대부분이 작고했거나 고령자로서 생활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이를 계승할 만한 후계자들이 없어 농악 본래의 고증 등이 퇴색 내지 소멸돼 가고 있어 자뭇 놀이굿 정도로 보여질 뿐이다.

그동안 농악문화가 계승되지 못한 것은 앞에서 언급했지만 돌이켜보면 일본의 식민지 생활과 여과장치 없이 밀어닥친 저속한 서구문화에 의한 영향을 받은 탓도 있다 하겠다. 전통문화 예술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자유와 평화, 그리고 화합단결과 행복을 안겨주는 표현양식이요 지혜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아무튼 우리의 오랜 역사를 통해 쌓아온 농악의 문화적 저력과 자산 속에 그 슬기와 참뜻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잘 아는 바와 같이 한때 부강했던 나라들도 그 민족 고유의 문화를 지키지 못하고 우습게 여겼던 탓으로 패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고, 그 반면 나라는 약소하고 힘이 없더라도 전통문화를 잘 지키고 보존해 온 나라들은 끝까지 그들의 민족사를 지키고 나라를 융성케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바로 엄숙한 역사의 교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속 문화예술이 한 시대의 산물로서 시대정신과 맥을 같이해야 한다면 문화예술의 창의와 다양성도 민족적 이상과 국가목표의 흐름 속에 용해돼 있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참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농악을 형편 없는 놀이굿 정도로 생각했던 것이 88세계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인류의 문화예술에 대한 폭넓은 교류가 이뤄지던 지구촌의 대축제 속에서 세계인들로부터 갈채를 받게 된 것은 참으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농악놀이가 다양한 문화예술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도 농악에 대한 주체의식을 새롭게 정립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창의적인 문화예술 창조에 힘차게 매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전통 농악을 농악 본래의 민속예술로서 그리고 살아 숨 쉬는 민속의 꽃으로 육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 민족의 애환과 얼이 담겨 있고 인정과 신명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조상들이 지켜온 농악문화가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영원토록 계승 보전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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