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지 처럼"…꿈을 향해 쏴라
"여민지 처럼"…꿈을 향해 쏴라
  • 임명진
  • 승인 2012.06.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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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남강초 여자축구부의 첫 전국대회 도전
▲사진설명=진주시 남강초등학교 축구부 고학년 학생들이 골문을 향해 슈팅을 하고 있다. 창단된지 4개월째, 이제 축구의 걸음마를 떼고 있지만 다부진 아이들의 눈빛에서 진지함이 엿보인다. 오태인기자taein@gnnews.co.kr

 

“축구가 좋아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가 꼭 될 거예요.”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민서의 장래 꿈은 한국여자 국가대표 선수. 그 꿈을 향해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진주 남강초등학교(학교장 박우근)는 지난 2월 서부경남 최초로 여자축구부를 전격 창단해 화제가 됐다. 축구도시로 자부심 높은 진주는 그동안 수많은 국가대표와 지도자를 배출했지만 남자에만 국한됐다.

창단 이후 넉 달 만에 소녀들의 유쾌한 도전이 전해졌다. 첫 전국대회 출전을 앞두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소녀들의 훈련 모습을 담기 위해 18일 오후 남강초등학교를 찾았다. 마침 내린 비로 선수들은 학교 강당에서 드리블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남강초 축구부는 모두 20명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중 5명은 조승제 감독이 그 재능을 눈여겨보고 스카우트를 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학교 내 일반학생들로 선발했다.

창단 이후 아이들을 주말을 제외하곤, 매일같이 방과 후 3시부터 5시까지 두 시간동안 축구 훈련을 한다. 실력도 무척 많이 늘었다. 처음엔 드리블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어린 선수들이 지금은 제법 선수 티가 물씬 풍길 정도가 됐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를 맡고 있는 소민서(6학년)는 발군의 드리블 실력을 뽐냈다. 142cm의 단신이지만 타고난 스피드와 볼 재간은 상대팀의 경계대상 1호다.

제2의 여민지, 지소연을 꿈꾸는 민서는 4학년 때 축구를 처음 시작했다. “힘들 때도 있지만 축구를 할 때가 제일 재밌다.”고 한다. 5학년 때는 클럽 대회에서 남자애들을 대상으로 첫 골을 넣기도 했다.

지금은 남강초의 대표 선수로 우뚝 성장했고, 민서의 빠른 성장세를 눈여겨보는 이들도 많다. 사실 팀을 꾸려나가는 감독 입장에선 선수수급이 가장 고민이 된다. 창단 팀 감독은 더하다.

조승제 감독은 “민서처럼 축구를 배우고 시작한 아이들은 사실 몇 되지 않는다. 대부분 학교 내에서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선발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달이면 남강초 여자축구부는 창단이후 첫 전국대회에 출격한다. 내달 20일에 합천에서 개막하는 전국여자축구 선수권대회가 바로 그 무대다.

A조에 속한 남강초는 서울 우이초, 광양 중앙초, 대전 대양초, 연무 중앙초를 상대해야 한다. 목표는 첫 승이다. 조 감독은 “첫 승이 목표다. 큰 대회 경험도 쌓고 여러모로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큰 대회를 앞두고 아이들의 훈련 자세도 사뭇 진지해 보였다. 최종수비를 맡고 있는 정은지(5학년)는 “진짜 축구를 해보니, 학교 대표인만큼 더 잘해야 되겠다는 책임감이 든다. 상대팀 공격수를 밀착 수비해서 한 골도 허용치 않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현재의 전력이라면 창단 첫 승도 버거운 게 사실이지만 아이들의 다부진 눈에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진주 축구가 더 이상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되라는 법은 없다. 아이들의 의미 있는 도전, 그리고 그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남강초 여자 축구부(괄호 안 학년)

임성주 GK(6학년), 하강희 DW(4) ,이서연DW(4) ,박홍은DW(5) ,이소은MF(6) ,황상민MF(5) ,정은지DW(5) ,소민서MF(6) ,정은욱FW(6) ,김지은FW(4) ,조현정FW(4) ,손정림MF(4) ,김수진DW(5) ,엄희정FW(4) ,김지현FW(2) ,이현주MF(6) ,정가은DW(6) ,정소희FW(6) ,김유나FW(6) ,최은영DW(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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