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으로 가는 길
녹색성장으로 가는 길
  • 경남일보
  • 승인 201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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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

지구온난화로 지구촌의 존속 가능성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들은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녹색성장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정책으로 녹색성장을 추구하며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의 개발을 통하여 신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을 꾀하고 있다.

녹색성장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우선 에너지 안보를 담보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이며 총에너지원의 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에너지가격 변화에 매우 취약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에너지 안보를 담보하려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거나 신재생 에너지원을 발굴하여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 또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지난 100년 동안 서울의 온도가 세계 평균 상승폭의 3배인 2.4도 상승한 것에서 보듯이 지구온난화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로 다가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며 OECD국가 중에서도 가장 빠른 배출가스 증가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1900년대 중반 이래 현격하게 저하된 성장 잠재력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 고용, 복지, 고령화, 통일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향후에도 상당한 기간에 걸쳐 경제를 성장시켜야 하는 상황에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원을 발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구촌 위기로 새로운 성장동력 필요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에 걸쳐서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져 쾌적하고 풍요로운 삶을 지속적으로 향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녹색성장, 동반성장, 지속성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녹색성장은 환경과 자원을 생각하는 성장이고, 동반성장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성장이며, 지속성장은 미래세대를 배려하는 성장이다. 환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되 현재와 미래에 걸쳐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자는 것이 지속가능한 녹색 동반성장이다.

환경자원의 과도한 사용과 그것의 파괴나 오염을 조장하는 ‘해로운’ 정책을 퇴출시키고, 환경 친화적인 행위는 장려하고 위해적인 행위는 억제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고, 그를 통해 조성한 자원으로 기존의 경제활동을 녹색화하는 일과 녹색 신경제활동을 창달하는 일에 쓰면 환경과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즉 녹색성장이 된다. 이때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녹색성장을 도모하면 녹색 동반성장이 되고, 녹색 동반성장을 미래 세대를 배려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면 지속가능한 녹색 동반성장이 된다.

환경을 경시하고 나만을 생각하며 미래 세대를 배려하지 않는 ‘갈색’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환경을 존중하며 남을 생각하고 미래세대를 배려하는 ‘녹색’ 삶의 방식으로 수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산업혁명 이래 자연과 환경을 정복과 이용의 대상으로 삼아 이루어온 물질문명에서 자연과 환경을 공존의 대상으로 여기는 녹색문명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물질문명에서는 인간중심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과 환경을 인간의 욕망충족의 수단으로 여긴다. 반면 녹색문명에서는 생태계 전반의 조화로운 발전을 목표로 함으로써 자연과 환경을 인간과 대등한 파트너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물질문명에서 녹색문명으로

따라서 물질문명을 녹색문명으로 대체하는 실천적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농경문화를 중심으로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중시하는 녹색문명의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전통을 복원해서 변화된 시대여건에 맞게 개선해 나가면 될 것이다. 옛것을 되살려 개선하는 작업이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보다는 쉬울 것이다. 합당한 유인체계가 주어지면 인간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그러한 유인체계를 받아들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새로운 유인체계를 도입하고 시행함으로써 이웃을 배려하고, 환경을 생각하며, 미래 세대를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녹색 동반성장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물질문명을 녹색문명으로 대체해 나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김진석 (객원논설위원,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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