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논쟁은 이제 그만
이념논쟁은 이제 그만
  • 경남일보
  • 승인 201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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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일 (진주 경해여고 교사)
인종분쟁이나 종교분쟁, 이념분쟁 등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세계 여러 민족의 아픈 상처는 현대사에서만 찾아보아도 그 사례는 많다. 우리에게는 인종분쟁이나 종교분쟁의 피해가 없었다는 것은 극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념대립에 따른 피해와 상처는 너무나 크다고 본다.

요즘 ‘종북주의 청산이 필요하다’와 ‘신매카시즘(반공산주의) 공세를 중단하라’ 등으로 이데올로기적 과제가 쟁점화되고 있는 것이 필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광복 당시 전개된 이데올로기 대립의 시대상황은 우리 민족에게 커다란 불행의 씨앗이 되었다. 제주도 4·3사태와 여순반란사건 등을 거쳐 결국 6·25전쟁으로 이어졌고, 보도연맹 사건이나 빨치산 토벌과정에서의 양민학살 등은 모두가 대한민국의 수립과정에서 이념대립으로 인해 일어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이 수없이 많았고 그 가족들이 받은 고통은 아물 수 없는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는 광복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 보면 매력이 있었다. 대지주와 소작농으로 양분화되어 세습되던 농촌사회의 암울한 생산구조와 산업화된 서구사회에서 나타난 열악한 노동자들의 현실에서 평등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주의체제가 당시의 사회적 모순을 제거하는 유일한 돌파구라고 확신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주의 이념은 평등의 가치를 존중하고 있지만 경쟁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진다. 사회주의를 채택했던 여러 나라의 실험적 역사는 결국 계획경제의 한계가 드러나게 되면서 뒤안길로 물러나게 된다. 이념분쟁으로 그렇게 많은 희생자를 냈지만 역사는 자본주의로 회귀(回歸)하게 된 것이다. 물론 지금의 자본주의 국가들도 더욱 보강된 복지정책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시장경제를 선택하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북한은 계획경제를 고집하면서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들의 체제유지를 위해 개방을 못하였고, 선군정치와 공포정치로 체제를 단속하고 있다.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수감된 정치범에게는 무자비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

이제 이념논쟁은 그쳐야 한다. 이미 끝난 얘기다. 그리고 한때 사회주의 이념이나 주체사상에 매료되었던 사람일지라도 드러난 역사적 실체 속에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변화되지 않는 사고가 정의라고 보지 않는다.

분단은 남북 모두에게 엄청난 발전의 장애가 된 것이었다. 지금 우리는 북한을 개방으로 이끌어내는데 힘을 모아야 하고 하나였던 우리가 다시 하나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하며 고통받는 북한 동포들의 처절한 절규를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변화를 거부하면서 동포를 고통으로 이끈 지금까지의 북한 지도체제를 옹호하기만 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결코 경계의 시각을 멈춰서는 안 된다.

심재일 (진주 경해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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