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꿈-천지인의 운(運)>
이준의 역학이야기 <꿈-천지인의 운(運)>
  • 경남일보
  • 승인 2012.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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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꿈을 꾼다. 누구나 그 꿈을 이루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하여 저마다의 처지에서 혼신을 다한다. 하지만 더러는 꿈을 이루지만, 더러는 꿈을 접는다. 주변을 살펴보면 꿈을 이룬 사람은 적고, 꿈만 꾸었던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아! 그때 그 땅을 사 놓아야 했는데…”, “그때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때 그렇게 하지 말아야 했는데…”등등. 사람들은 저마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며 스스로 환호하기도 하고, 회환에 잠기기도 하며, 한탄하기도 한다. 그러나 후회는 앞서지 않는다. 이런 현상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흐르는 세월의 길목에서 어떤 사람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수월하고 편안하게 뜻하는 바를 이루는데 비하여, 어떤 사람은 그렇게도 최선을 다하여도 늘 좋은 운은 비껴가기만 한다. 눈에 보여도 붙잡지 못하고, 손에 잡아도 입에 넣지 못한다. 마치 운명이 조롱하는 것만 같다. 어떤 까닭일까?

동양의 선각자들은 이런 현상을 천지인의 조화작용으로 이해하여 왔다. 맹자가 말하였다.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 맹자(孟子) 공손추(公孫丑) 하(下)에 나오는 말이다. 하여 꿈을 이루기 위하여 반드시 살펴야 할 것은 먼저 때(天時)를 파악하여 놓치지 말아야 하고, 다음으로 주어진 처지와 상황(地利)을 주도면밀하게 검토하여 유불리를 정확하게 분석하여야 하며, 마지막으로 함께 더불어 도와주는 사람과 방해하고 훼방 놓는 적을 구분하여 동지들과는 인화를 도모하여야 하고, 적은 멀리 물리쳐야 한다. 우선순위는 천(天)→지(地)→인(人)이지만 중요도는 인>지>시이다.

먼저 사람과의 관계를 본다. 인간관계는 아주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관계는 남녀관계이고,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관계이다. 부부관계가 세상 모든 관계의 기초이자 근본이다. 이것이 어긋나면 되는 일도 안 되고, 이것이 온전하게 유지되면 비록 사회적 여건과 제도적 여건이 불리하더라도 형편은 풀려 나간다. 상역이라는 이론에서는 이를 인운(人運)이라 하여 대단히 중요시하고 있다. 인운은 천시나 지리보다 중요하다. 인운이 잘 이루어져 있으면 부부는 조상을 잘 섬기게 되고 어려울 때마다 조상의 보호를 받게 된다. 특히 혼사 시에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하는 데 이것이 조상합(祖上合)의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인운이 연결되어 있으면 부부 백년해로하고, 이혼하지 않으며, 사별하더라도 재가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인운이란 남편 어머니와 아내 어머니의 일간을 중심으로 음양관계를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남자 또는 여자의 어머니 일간이 갑을병정(甲乙丙丁)이라면 이는 팽창하는 양의 속성인데, 이 경우 상대 배우자 어머니의 대운 흐름이 양(인오술, 해묘미)으로 흐르면 이 시기에 인운이 이어지는 것(陽+陽)으로 본다. 또 일간이 무기경신임계(戊己庚壬辛癸)라면 이는 응결하는 음의 기운인데, 이 경우 상대 배우자 어머니의 대운 흐름이 음(신자진, 사유축)으로 흐르면 이 시기에 인운이 연결되는 것(陰+陰)으로 본다. 인운이 이어져 있는 시기에는 힘들이지 않고도 뜻하는 바가 수월하게 풀려나가는 반면, 인운이 끊어지는 시기에는 매사가 힘이 들고 어떤 일이든 자기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사력을 다하여야 겨우 일을 이룰 수 있다. 기타의 인간관계는 예전에 기고하였던 만남을 참조하면 된다.

둘째, 지리(地利)의 유리함과 불리함이다. 손자병법에서 손자는 통(通), 괘(掛), 지(支), 애(隘), 험(險), 원(遠) 6가지의 지형을 말하고 있으나 인공위성, 미사일, 전투기가 주력인 현대의 전술무기체계에서 보면 가소로운 소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시적 개인적 차원의 사회활동 성패의 차원에서 보면 손자의 6가지 지형은 사람들이 꿈을 이루고, 일을 도모함에 있어서 의미있게 참조할 만한 내용의 것이다. 나아가 현대적 의미의 지리란 세계적 흐름, 시대정신, 법, 제도, 정책, 권력구조, 사람들의 선호도, 열광과 냉소의 추이 등 사회과학적 제반 현상인식의 내용들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적 요소들을 잘 살펴보고, 현상계의 명멸(明滅)을 꿰뚫어보는 것이 지리의 유불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사주원국의 지지의 변화가 지리에 해당되며 대운의 천간지지도 참조하여야 하지만 중요도는 원국에 비하여 떨어진다. 지리의 유불리는 일간을 중심으로 재성혼잡(財星混雜), 형충(刑沖), 삽합(三合), 12운성 등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현상계 파랑(波浪)의 유불리이다. 이런 파랑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일간과 관계에서 주의 깊게 살펴서 유불리를 판단하여야 한다.

셋째, 천시이다. 시의적절(時宜適切), 적시타(適時打), 실기(失期)…. 모두 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나폴레옹은 때의 중요성과 위기의식을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사람을 잃더라도 타이밍은 놓치지 않는다.” 때를 잃지 말라. 눈에 보인다고 하여서 모두 다 자기 것이 아니다. 손에 거머쥐어야 자기 것이 될 수 있다. 손에 쥐었다고 하여서 모두 자기 것이 아니다. 입에 넣어 씹어 삼켜야 자기 것이다. 무릇 꿈을 꾸는 자는 반드시 때와 형편과 사람을 먼저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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