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2)
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2)
  • 경남일보
  • 승인 2012.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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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문학은 학문이나 과학처럼 논리적 설명력·합리적 판단력·분석적·종합적 사고력을 추구하진 않는다. 다만 사람에 내재된 비논리적·비설명적·비합리적인 욕구나 본능, 충동, 갈등을 비논리적·상징적·비합리적 방식으로 승화시켜 내는 능력에 기여하면서도 작가와 독자의 본능적 욕구를 승화시켜 주는데 공헌하게 되는 것이다. 독자는 다양한 체험의 과정에서 인간심리에 내재된 모순적 욕구를 폭넓게 이해함으로써 독자는 자기의 세계관·인생관을 확대시키고 자기에게 맞는 가치와 삶의 방식을 발견하거나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 아니랴.

문학작품을 통해 작가나 독자 모두 현실적 해소 불가능한 갈등, 분노, 좌절 등을 분출시키고, 나아가선 상상을 통해 본능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 아닌가. 결국 문학작품이란 현실적 제어장치로 표출되지 못하는 원색적 본능이나 갈등을 우회적·비유적으로 표출시키는 방식이므로 현실이 각박할수록 상상력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상상문학이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다양한 경험은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정확한 자아발견으로 정체감이 확립되어 간다는 것은 문학의 큰 공이 아닐 수 없다.

문학은 직접체험은 아니지만 다양한 가치관·인생관으로 다양한 삶을 간접체험시켜 주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사회에 심오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폭넓은 이해와 관용과 사랑으로 교양을 쌓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교양에서만이 자아의 발견, 자아의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문학작품이야말로 독자에게 대리학습을 통한 간접경험의 대표적 자료가 된다. 이를테면 간접경험 제공으로서 문학은 인간 삶의 한계성을 무한대로 확장시켜 주고, 결국은 인간과 인간 삶에 대한 깊고 폭넓은 이해로서 독자의 정체감 확립에도 공헌하게 된다는 것이다.

작가는 작품창작을 통해 그 자신의 삶의 한계를 무한정 확대시킬 수가 있으며, 독자는 독자대로 작가보다 더 확대된 다양한 삶을 간접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문학은 인간 삶에 대한 깊고도 폭넓은 이해에 기여한다고 본다. 아마도 이러한 기여가 있기 때문에 정서의 바탕이 형성되는 것은 아닐까? 깊고도 폭넓은 정서의 바탕 없이 어찌 정서의 순화, 심성의 발달과 세련된 정서의 표현이 가능해질 것인가. 나아가서 본능적 충동과 감정을 지혜롭게 다스려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갈 수 있는 창조적 존재로 심성을 발달시켜 풍요로운 감성의 바탕을 마련해주는 것도 문학의 공헌이 아닌가.

요컨대 문학은 인간적 진실의 가치를 목표로 삼기 때문에 획일적 규범, 윤리, 법률보다 얼마나 진실되고 도덕적인가. 사람이 규정하는 법률의 상위개념 세계인 도덕적 기저를 형성하는 풍요로운 정서의 바탕도 마련해 준다는 것. 그러므로 인간심성 발달을 돕고 따라서 이성을 능가하는 경지에 이를 수도 있는 것이다. 누구도 문학의 다양한 삶의 간접체험 없이 직접체험의 한계를 극복하여 제한된 삶을 무한정 확대할 수 없으며, 이런 경험 없이 어찌 깊고도 폭넓은 감성, 순화된 정서를 가질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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