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천왕봉
아! 천왕봉
  • 경남일보
  • 승인 2012.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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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이 지방사람, 아니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지리산을 등반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는 험준한 코스가 있는가 하면 넓은 평원을 이루는 길이 있어 등산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산이다. 그 지리산의 정상이 천왕봉이다.

▶천왕봉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산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속리산, 무등산의 정상이 천왕봉이다. 그러나 지리산의 정상이 명실공히 천왕봉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천왕봉에 오르는 코스는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 경남의 함양과 산청, 전남의 구례, 전북 남원 등 곳곳에 등산로가 개발돼 있고 사람들은 그 길을 통해 마침내 천왕봉에 오른다.

▶경남의 산청군 중산리를 거쳐 법계사와 개천문을 통과해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지리산을 오르는 최단 등산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중간에는 앞서가는 사람의 엉덩이가 머리에 닿을 정도의 가파를 난코스도 있지만 비교적 안전한 코스이다. 어쨌든 지리산은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호연지기를 길러준 의미 있는 산이다.

▶지금까지 천왕봉에 발을 디딘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니 역설적으로 말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천왕봉 정상을 밟아 발에 그 흙을 묻혀 갔기에 산정상이 민둥산이 됐을까. 지리산 정상 천왕봉 일대는 본래 바위산이지만 지금은 등산객들의 잦은 왕래로 흙이 없어졌다. 그로 인해 고산식물도 사라져 간다. 그래서 벌어진 운동이 천왕봉에 흙나르기 운동이다. 지금 중산리에 가면 500g의 흙이 든 봉지를 나눠준다. 정상에 오르면 그곳에 뿌리는 운동이다. 과거 천왕봉에 오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동참해야 할 운동이다. 천왕봉이 곧 흙으로 뒤덮여 옛 모습을 찾길 기대해 본다. 다가오는 주말쯤 지리산 천왕봉에 다녀오면 어떨까.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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