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칠세부동석이란 말이 있다. 왜 여러 나이 중 일곱 살에 남녀가 따로 앉아야한다고 했을까?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 소문에 남녀의 변화과정을 설명한 게 있다. 여자는 7의 배수로 변화가 일어나고 남자는 8의 배수로 변화가 일어난다고 하였다. 간략히 보면 여자는 7세에 콩팥의 기운이 성해져서 치아를 갈고 14세에 초경을 하며 21세에 사랑니가 나고 다 자라며 28세에 근골이 든든해져 몸이 튼튼해지고 35세에 얼굴에서 윤기가 없어지기 시작하고 42세에 머리가 희어지기 시작하며 49세에 폐경이 된다. 남자는 8세에 치아를 갈고 16세에 정이 넘쳐 자식을 가질 수 있게 되고 24세에 사랑니가 나고 다 자라며 32세에 근골이 융성하고 살집이 장성해지며 40세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치아가 마르며 48세에 얼굴이 초췌해지고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지며 56세에 간기가 쇠하여 근을 움직이는 데 힘들며 64세에 치아가 빠지며 자식을 갖지 못하게 된다. 남녀의 성적인 부분과 관련된 몸의 생리를 설명한 것으로 7세에 변화가 시작되니 따로 앉아라고 한 것이다.

요즈음 치아를 가는 애들 중 영구치가 약하게 나오는 애들이 많은데 이는 뼈를 자라게 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주며 척추의 내부를 채워서 뇌수까지 충만하게 해주는 콩팥의 기능이 약하여 뼈의 여분이라 보는 치아가 약하게 나오는 것이다.

초경 또한 점점 빨라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성장촉진제가 투여된 고기나 달걀 등의 먹을거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를 연역해서보면 나이가 들면 다른 이보다 빠른 갱년기를 맞을 수 있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남보다 빨리 피부던 몸이던 늙어간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남자아이의 경우 포경수술을 일찍 해주는 부모가 있는데 한의학의 입장에서는 아직 익지도 않은 과일을 빨리 익게 하려는 것과 같다. 때가 되면 몸과 마음이 알게 되는 것을 미리 몸만 빨리 익게 하려는 것과 같다. 그래서 수술을 굳이 한다면 16세가 되어 하는 것이 이치에 타당하다 하겠다.

이러한 성장에 크게 관여하는 장부가 한의학에서는 콩팥에 해당한다. 콩팥의 기능은 소변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뼈와 뇌를 충만하게 한다. 따라서 한참 자라고 공부하는 아이들의 경우 많이 쓰는 장부 중 하나가 콩팥이다. 아이들이 성장통을 호소하거나, 식은땀을 많이 흘리거나, 밥은 적게 먹으면서 활동량이 굉장히 많거나, 머리가 멍하다고 말하거나, 한번씩 핑~하고 어지럽다거나, 오후가 되면 많이 피로를 호소하거나, 추위나 더위를 많이 타는 경우 근처 한의원을 찾아 아이의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아이의 공부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한번만 보고 말 것이 아니라 나무에 거름을 수시로 주듯이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번씩은 체크해보는 것이 더욱 좋다.

이창훈 진주송림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