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기업가 정신과 장돌뱅이>
이준의 역학이야기 <기업가 정신과 장돌뱅이>
  • 경남일보
  • 승인 2012.06.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성

지금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EU국가의 재정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런 위기에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대로 방심하다가는 IMF 때보다 더 심각한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고 한다. 동시에 국내에서는 빈부격차 및 서민생활의 어려움으로 많은 이들이 아픔을 겪고 있다. 이러한 힘겨운 상황일수록 요구되는 덕목이 기업가 정신이다.

기업가 정신에 관한 연구는 18세기부터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1980년대 이후이다. 위기극복의 돌파구는 기업가 정신에서 나타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근대화도 이병철, 정주영, 박태준 등 역경을 극복한 쟁쟁한 기업가들의 강인한 기업가 정신으로 힘차게 추진되어 온 바가 있기 때문이다. 하여서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21세기에 걸맞은 기업가 정신이 각별히 요구된다 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특히 각별하게 기념하여야 할 분이 유일한 박사이다. 유한양행을 세운 유일한 박사는 일제강점기에 ‘기아와 질병’으로 신음하는 우리 민족을 위해 제약산업을 통한 건강입국의 신념을 피력하였으며, 서재필 박사는 “한국인임을 잊지 마시오”라는 격려의 말과 함께 기념의 정표로서 목각화 한 장을 내주었다. 유일한 박사의 이런 기업이념은 이후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일으켜 세우는 많은 기업인들의 이정표가 되었고, 기업가는 결코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하여 혼신의 정열을 불태우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준 사례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역사에는 보통사람들이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여 갈팡질팡할 때 이정표 역할을 하여 줄 수 있는, 본보기가 될 만한 훌륭한 분들이 많아서 참으로 좋다. 우리나라는 축복받은 나라임에 틀림없다. 기업가는 역경일수록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인한 사람이며 바람직한 방향을 향하여 강인한 정신으로 몰입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훌륭한 기업가들이 내적으로 갖는 정신을 기업가 정신이라 하며 많은 이들이 흠모하고 따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많은 학자들 및 실무가들이 기업가 정신을 연구하고 나름대로 개념정의를 하지만 대개 공통적으로 혁신적 성향, 위험 감수성, 적극성 등을 들고 있다.

혁신적 성향은 슘페터가 처음 도입한 개념으로 이후 기업가 정신의 대표적인 속성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혁신이란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모든 인적·물적 요소를 새로이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끊임없이 샘솟는 창조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방식의 프로세스, 신제품 또는 신서비스를 개발하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을 말한다. 위험 감수성은 잘 모르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모험적인 진입이나 불확실한 결과에 대하여 대담한 모험으로 막대한 자원을 투자하거나 과중한 차입과 같은 행동을 하는 성향이다. 이러한 위험은 무모한 위험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활용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예측된 ‘계산된 위험’을 말한다. 적극성이란 시장안의 경쟁자들에 대한 적극적 경쟁의지와 우월한 성과를 창출하려는 의지를 말한다. 시장 안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하여 직접적이고도 강도 높은 수준으로 도전하는 자세,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장수요에 부응하려는 경영활동 등을 말한다. 적극적인 기업가는 다른 기업가보다 공격적으로 경쟁하며 단순히 경쟁자들의 행동에 대응하기보다는 자신이 먼저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관리기법 등을 소개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반면 장돌뱅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기업가와 유사한 행태를 보이지만 그 마음먹기, 사고방식,  사상, 사람들을 바라보는 관점, 시장에서의 행태, 법과 제도를 악용하는 수단들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장돌뱅이에게는 이기적 욕심만 있을 뿐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배려는 없다.

기업가와 장돌뱅이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기운은 재성(財性)이며, 이는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재물(地)과 사람(人)과 시간(天)을 어떤 형태로든 가공하여 현실적 결과를 도출하여 내려는 기운을 말한다. 이를 아극자(我剋者) 재성(財星)이라고 한다. 이 재성에 충격(衝)을 가할 때나 재성이 텅 비게(沖) 될 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내용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데 이를 잘 간파하여 대응하는 것이 사업 성패의 핵심이다.

어떻든 우리는 돈이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시대에서 저마다 지혜롭게 처신하여 풍요롭고 넉넉한 생활을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