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유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2005년 10월 27일 프랑스 파리의 도시외곽지역인 방리유(banlieue) 클리시부아에서 아프리카 이민 2세 소년 2명이 경찰의 불심검문을 피하다가 감전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주변에 일어난 절도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이들을 용의자로 보고 검문을 하려 했을 뿐 추격전은 없었다.’는 경찰의 주장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주변 지역에서 절도사건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분노한 방리유의 청년들은 그간의 차별대우에 항의하며 화염병을 들고 거리로 나왔고 프랑스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이것이 ‘프랑스 방리유 소요사태’라고 불린다. 오랜 이민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에서도 이민자들은 여전히 방치와 차별의 대상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한국을 가르치는 교육으로는 그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다문화 가정 그들의 문화를 우리가 먼저 이해하고, 그들의 언어를 함께 배우고, 그들의 정서를 공감하는 가운데서 한국을 이해시키는 교육이 서로를 이해하도록 할 것이다. 다문화교육의 비전과 목표, 내용을 글로벌 환경에 보다 적합하게 정립해야 한다. 다문화교육은 어디까지나 다양성과 다원주의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민주주의, 평등, 인권 및 사회정의를 지향하는 교육으로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마음이 바로 세계시민이라는 공감대 형성이다. 다문화 가정과 일반 가정이 서로 세계시민으로 인식하고 행동하는데 필요한 지식, 가치와 태도 그리고 사회적 행동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이뤄질 때 한국의 다문화사회 정착은 앞당겨질 수 있다.
다문화교육 지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적극적인 접근은 그들을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인식하고 이중 언어 교육을 장려하는 가운데서 발현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어 교육과 더불어 부모가 사용하는 언어를 유지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법적 행·재정적 지원을 하고, 더 나아가 종교, 전통예술, 가치관을 인정해 줌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주류사회 구성원들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도 향상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나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을 글로벌 인적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 마련과 실효적인 교육지원이 절실한 때다. 다문화가정의 글로벌 인재육성은 다문화사회로 한 발짝 나아가는데 그치지 않고, 국가경쟁력 제고와 사회 안정을 통한 국가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김선유 (진주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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