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머금은 바다도
짠맛을 잃었다.
세상이 북어처럼
말라 비틀어졌다.
목이 타들어가던 가무실 댁
정한수 떠놓고 몇 날 며칠을
빈다.
그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지
먹구름이 밀려온다.
말려놓은 북어를 걷어들이나
다시 하늘을 본다.
드디어 먹구름이, 하늘에,
제 몸을 맡긴다.
북어에 발바닥을 호되게 맞던
새신랑의 천둥소리도 그친다.
새색시 옷고름을 풀자
단비(雨)는 내리고 첫날밤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문화기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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