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이 두 개임을 기억하라
네 손이 두 개임을 기억하라
  • 경남일보
  • 승인 2012.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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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흔히 이야기할 때 ‘남을 의식하는 삶’이란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 말에서 ‘남’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삶은 그다지 행복한 삶은 아니라고 평가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다보면 삶의 주체가 타인이 되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살아가게 되니 행복한 삶이라 보기 힘든 것이다. 하지만 남을 의식하는 삶이 꼭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삶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우선 의식하다란 ‘어떤 것을 두드러지게 느끼거나 특별히 염두에 두다, 또는 생각이 미치어 어떤 일이나 현상 따위를 깨닫거나 느끼다’라는 뜻이다. ‘남을 의식하는 삶’에서 사용된 ‘의식하다’는 첫 번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특별히 염두에 두는 지가 중요할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부정적인 의미를 가질 때에는 남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미하였다. 반대로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려면 남이 어떤 것을 의미하여야 할까. 필자의 생각엔 말 그대로 남은 다른 사람을 의미하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남을 의식하는 삶은 다른 사람을 특별히 염두에 두거나 다른 사람을 두드러지게 느낀다는 뜻으로 해설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내 주변의 다른 사람을 느끼는 삶이라는 것이다. 내 주변의 다른 사람, 특히 소외된 사람을 의식하는 삶, 모든 중심이 나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는 이가 많은 요즈음의 세상에는 꼭 필요한 삶이 아닐까. 이와 관련해 필자가 소개하고 싶은 명언이 있다. 내게 위와 같은 깨달음을 준 명언으로 세계의 여배우 오드리 헵번이 그녀의 아들에게 남긴 말이다.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돼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져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된다. 기억하라, 만약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글이 너무 길다면 마지막 줄만 읽어도 좋다.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들을 돕는 손이다.’ 이 내용만으로 우리는 그녀가 아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네가 남을 도울 수 있음을 잊지 말라는 이야기다.

항상 내가 도울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며 사는 것, 주변에서 찾을 수 없다면 오다가다 만난 안타까운 이들에게 동전 한 닢을 베풀어 보라. 예능 프로그램 사이에 보던 내 마음 한 닢이 필요한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다른 이에게 관심을 갖는, 남을 의식하는 삶을 살자.

/김민희·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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