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건강다윗이 골리앗을 이긴다
준비된 건강다윗이 골리앗을 이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2.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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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동 (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

기업인들이나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중 하나가 지방청장을 해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묻는 질문이다. 나쁜 점이야 일점 연고도 없는 타향에서 매주 고속버스나 기차에 몸을 싣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점으로 이는 이곳 창원이라는 도시의 특성상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반면 좋은 점을 꼽으라면 싱싱한 해산물 등 먹거리와 구경거리도 몰론이지만 아무래도 각종 조찬회나 강연 참석, 독서 등으로 머릿속을 재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참석했거나 읽은 조찬회나 책의 주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무래도 기업경영과 관련된 내용 특히 변화의 흐름을 어떻게 잘 읽고 적시적으로 대응하여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살아남고 나아가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느냐와 관련된 내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과거 거대한 몸집을 가진 공룡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한 것처럼 기업들 특히 굴지의 규모와 위용을 자랑하던 다국적 대기업들도 현재에 안주하다 소리없이 쇠락의 길로 사라진 사례 등이 예시로 많이 제시되었다.

특히 디지털카메라 원천기술을 보유하고도 주력시장이었던 필름시장의 위축을 우려하여 변화의 시기를 놓치게 되어 쇠퇴의 길로 접어들게 된 코닥사와 한때 휴대폰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다 피쳐폰시장의 위축을 우려 스마트폰 확산으로 상징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시대의 도래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위기에 놓여 있는 노키아사, 그리고 기존 데스크탑 컴퓨터와 프린터 시장에 안주하여 스마트폰과 태블릿PC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휴렛팩커드사의 사례는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스마트 시대로의 진화를 역설한 어느 책자에서도 다윗과 골리앗을 비교하면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이 결코 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변화에 능동적이고 적시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쉽게 말해 몸집이 큰 골리앗은 변화에 따른 손익계산 등에 시간을 보내다가 재빨리 변모한 수많은 다윗들에게 돌팔매를 당하게 되고 결국 쓰러지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다윗들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하게 돌팔매질을 할 수 있는 근육과 끈기를 기르지 않으면 소리없이 다시 말해 지칠 줄 모르는 건강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라지게 됨을 적시하고 있었다.

변화와 불확실성이 보편화되고 있는 지금 상시적인 변화관리뿐만 아니라 한발짝 앞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지 않고서는 생존조차 어려울 만큼 그 폭이 크고 시기도 단축되고 있다. 다윗이 지닌 강점은 한발짝 빠른 의사결정과 모험정신을 토대로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골리앗에 비해 팔도 짧고 키도 작은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려면 쉬지 않고 돌팔매질을 해서 잔매가 누적되어 골리앗이 넘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 현장방문을 여러번 하면서 나름대로는 선무당이 되어서 중소기업 경영자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이 기업이 현재 규모나 매출액 등 외형과 관계없이 진정한 다윗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나 지원기관의 역할은 이러한 다윗들이 용기를 갖고 골리앗과 당당히 맞설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지쳐서 돌팔매질을 하기 힘들 때는 물도 건네주고 어깨도 빌려주며 때로는 다윗들간의 협력을 통해 거대한 골리앗에 공동으로 맞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금년부터 중소기업청에서는 중소기업 건강관리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도입·시행해오고 있다. 이는 기존의 중소기업 지원방식이 기업의 현 실태나 구조적인 문제점 등에 대한 근원적인 진단없이 개별사업별로 재원한도 내에서 기업의 신청에 따라 지원대상을 결정하다 보니 정작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향상되지 못하고 단편적이고 단기적인 효과밖에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에서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다윗들이 쉬지 않고 꾸준히 돌팔매질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건강진단, 이를 토대로 한 맞춤형 처방과 치유과정을 거쳐 새로운 건강체질로 거듭나야 함은 당연한 사실이다.

오늘도 골리앗을 쓰러뜨릴 중소기업계의 새로운 건강 다윗을 만난다는 설렘을 갖고 현장방문을 나선다.

홍진동 (경남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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