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털한 시골 아낙 역할 맡고 싶다"
"털털한 시골 아낙 역할 맡고 싶다"
  • 연합뉴스
  • 승인 2012.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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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개의 달' 여주인공 맡은 박한별

 

“제 성격이 원래 털털해요.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랑은 정 반대죠.”

차가운 도시여인 박한별(28)이 ‘요가학원’(2009) 이후 3년 만에 다시 공포물로 돌아왔다. ‘링’(1999), '레드 아이'(2005) 등 공포영화를 주로 연출해온 중견 김동빈 감독이 7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호러물 '두개의 달'을 들고서다.

5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한별은 "공포영화인 줄 모르고 시나리오를 받았다가 한 시간 만에 다 읽었다"며 "'두개의 달'은 설명하기 어려운 정말 독특하고 기이한 영화"라고 말했다.

영화는 핏빛 스크린과 귀곡성의 청각에 의존했던 기존 공포영화의 작법을 따르기보다는 미스터리한 사건 자체에 몰두한다. B급 정서로 채워진 이 영화는 등장인물과 공간을 최소화하고 플롯을 단순하게 끌고 가며 후반부까지 밀도감을 유지한다.

박한별은 영화에서 공포 소설 작가 소희 역을 맡았다. 정체를 가늠할 수 없는 신비한 여인으로,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핵심 캐릭터다. 겁 없고 관능적이며 운도 좋은 전형적인 여주인공 역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오히려 희뿌연 안개에 휩싸인 듯 정체를 알 수 없고 간혹 무심한 눈빛을 드러내는 여성이다. 소희가 느끼는 감정의 추는 담담함에서 공포까지 극단적으로 오간다.

"공포감을 느끼는 장면을 연기하는 건 비교적 간단했어요. '소희가 엄청 무서워한다'는 지문 한 문장으로 극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비밀을 안은 소희는 감독님과 여러 번 이야기해도 표현하기가 수월치 않았어요. 소희 캐릭터는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감정이 모호하게 걸쳐져 있었기 때문에 표현하기 어려웠죠. 아, 지금도 말로 설명드리지 못하겠네요."

그는 약 한 달에 걸쳐 오로지 소희라는 캐릭터에만 몰입했다. 촬영은 때에 따라 거의 온종일 이어지기도 했다. 좁은 공간에만 있다보니 비염은 심해지고, 피부도 망가졌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귀신이라도 나왔어야 대박이 나는데….(웃음) 촬영장이 산속에 있어서 첫날에는 무서웠는데, 하루 만에 공포감이 사라지더라고요. 같이 연기한 동료와 너무 즐겁게 지내다 보니 무서운 감정도 잊게 됐죠."

박한별은 지난 2003년 공포영화 '여고괴담 3: 여우계단'으로 데뷔했다. 벌써 만으로 10년차다. 인터넷 얼짱 1세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한때 "'얼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었다"고 한다.

"배우처럼 보이기 위해 부자연스럽게 살지 말자고 다짐했죠. 제가 자연스럽게 행동하다 보니 어느덧 대중도 저의 다른 면모를 보기 시작하더라고요."

나이 서른을 앞둔 그는 이제 또 한차례 도약을 꿈꾼다. 이미지 변신을 통해 여러 역할에 도전하는 것이다. 로맨스,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도전하고 싶지만 '도시적이고, 차가운' 이미지가 걸림돌이다. 박한별은 억울하단다.

그런 '차도녀(차가운 도시여자)'보다는 "밭 매는 시골 여자의 이미지가 오히려 실제 성격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의 저와는 다른 성격을 연기하니까 연기 못 한다는 소리를 더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제 성격과 비슷한 역할을 했다면 연기를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웃음) 밭 매는 역할, 박한별은 못할거야라고 생각하시지만 그건 편견이에요. 서울깍쟁이보다는 시골 아낙 역이 저랑 정서적으로 더 잘 맞아요."(웃음)

그는 앞으로의 포부를 물어보는 질문에 "인정받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나 "무리하지는 않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제가 갖지 못한 재능에 대해서는 별 욕심이 없어요. 그 재능을 얻기위해 어떤 목표를 정해놓고 무언가를 하는 편은 아니에요. 다만,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다보면 만족하고 감사할 만한 결과가 따라올거라 생각합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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