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기생충의 습격 '연가시'
살인기생충의 습격 '연가시'
  • 연합뉴스
  • 승인 2012.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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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액션·스릴러 뒤섞인 여름영화­
주식투자로 쫄딱 망한 재혁(김명민).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의사들의 잔심부름을 해야 하는 피곤한 일상 속에 파묻혀 산다.

줄지 않는 빚과 고단한 일상에 짜증만 늘어가던 그는 최근 아내 경순(문정희)과 아이들이 물만 찾는 사실을 알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다.

그러던 어느 날, 수많은 시신이 강 위에 떠오르는 기괴한 사건이 발생한다. 재혁은 이들이 죽기 전 많은 물을 마셨으며 이는 '변종 연가시'에 숙주된 전형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급하게 집으로 향한다.

'연가시'는 숙주인 인간의 뇌를 조종해 물속에 뛰어들도록 유도해 익사시키는 변종 연가시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재난과 액션, 스릴러 등이 섞여 있는 여름영화다.

그러나 팝콘무비나 속도감 있는 진행을 원하는 관객들은 실망하기가 쉬울 것 같다. 상영시간이 109분임에도 지루하게 느껴진다. 플롯이 성기고 그 진행마저 느린 탓이다.

긴장감을 촉발할 만한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가족을 살리기 위한 재혁의 고군분투가 이어지지만 납득할 만한 이야기는 별로 없다.

재혁이 어렵게 구한 연가시 해독약을 고통에 시달리는 아이에게 주는 장면이 전형적인 예다. 재혁은 결국 동정심 탓에 약을 구하는 성난 군중에게 되레 약을 빼앗기고, 다시 약을 구하러 가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위기에 처한 인물이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발휘하다 더 큰 위기에 봉착한다는 설정인데, 안이한 이야기 전개방식이다.

연가시에 감염된 인물이 갑자기 제정신을 차리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 장면이다. 연가시에 감염된 인물은 자녀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을 못 차리는데, 경순은 갑자기 초인적인 의지를 발휘해 정상적인 통화를 하거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

전염병에 대한 현대인의 공포, 위기가 닥쳤을 때 무능한 공무원들의 탁상행정, 국민의 건강은 도외시한 채 오직 돈만을 추구하는 제약사들의 천민자본주의 등의 메시지도 있으나 어색한 사건 진행 탓에 이러한 메시지가 극에 잘 버무려지지 못했다.

그룹 '신화'의 김동완이 ‘돌려차기’(2004) 이후 8년만에 스크린을 찾았다. 조연급인 형사 재필로 나온 그는 국립보건원연구원 연주 역의 이하늬와 짝을 이룬다.

7월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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