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맡기면 '건강'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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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진성
  • 승인 2012.07.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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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영성공스토리]성두환 산청 '작은농부' 대표

▲사진설명=산청 단성면 청계리에서 유정란을 생산하는 ‘작은농부’ 성두환 대표가 닭을 둘러보고 있다. 작은농부는 닭에게 스트레스를 주지않는 친환경사육과 자가혼합사료를 먹여 키우고 있다
유정란을 생산하는 ‘작은농부’(www.작은농부.com)는 지리산 둘레길 8코스를 마주한 산청군 단성면 청계리에 위치해 있다. 2003년 귀농한 성두환 대표는 당시 논밭농사가 주종목이었다.

유정란 생산은 처남 원수현씨로 인해 우연히 시작했다. 4년 전 성 대표는 자신의 농삿일을 돕던 원씨가 동물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닭을 맡겼다. 당시 집에서 재미삼아 오골계 20마리를 키웠는데 원씨의 돌봄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이에 사육은 원씨가 맡는 대신 성 대표는 판매를 주로 담당형태로 시작됐다.

하루 450개 정도 생산되는 계란의 80~90%는 인터넷 직거래로 소비된다. 나머지 계란은 연대된 유정란 농가끼리 서로 사고 판다. 소비자에겐 택배로 전달된다. 계란이 깨지지 않게 특수고안된 박스가 있기에 가능하다. (특수박스는 유정란 농가 '꿈꾸는 안나네'의 장상훈씨가 고안, 농가에 보급했다.)

택배로 생산량 대부분이 소화되다보니 인터넷홍보는 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더 늘어봤자 공급량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생산량을 더 늘릴 생각은 없다. 성 대표는 “500마리 정도를 키우고 있는데 처남이 관리할 수 있는 한계치”라며 “친환경 사육을 하다보니 많이 키우긴 힘들다”고 말했다. 방사를 통해 키우는 것은 성 대표의 동물에 대한 애정때문이다. 좁은 닭장에서 키워지는 공장식사육의 닭이 불쌍해 보였다고 한다. 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원씨 역시 닭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인공수정 역시 하지 않는다. 수탉을 함께 방사해 친환경 유정란을 생산한다. 건강하게 키운 닭이 건강한 계란을 낳는다는 순리를 따른다. 농사에서 돈이 주목적이 되면 때론 자연의 법칙을 거슬러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만큼만 거둬들이는데 만족한다.

이렇게 탄생한 ‘작은농부’의 유정란은 작고 단단하다. 찰랑찰랑한 노란자와 흰자는 찰진 맛을 낸다. 닭에 스트레스를 주지않고 키운 농부의 정성이 그대로 배어있다.

성 대표는 남다른 농부다. 공부하고 가르치며 우리나라 미래농촌을 걱정한다. 1995년 토목회사에서 근무하던 그는 회사 업무상 가족과 떨어져 지낼 일이 많아 늘 미안해 귀농을 생각했다고 한다.

부산출신 아내는 그를 믿고 두아이와 함께 시골로 들어왔다. 성 대표는 고향 전주 대신 산청을 택했다. 부모님과 함께 전주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지만 서울대 출신이라는게 걸림돌이었다. 그는 어릴적부터 동네에서 ‘수재’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커온 그에게 ‘큰 일을 할 것’이라 기대를 품었던 부모님과 동네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그는 산청의 진로 포도농장에서 일하던 친구의 권유로 이곳으로 왔다. 친환경 재배에 대한 고집으로 늘 시행착오였다.

농사를 시작한 지 5~6년이 지나자 감이 생겼다. 나름의 방식을 터득한 그는 임차농지 1.3ha에 벼, 양파, 야콘, 매실 등을 키우고 있다. 판매는 전량 지인을 통해 알게된 개인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하지만 수익이 많지는 않다. 장인 장모, 두아이, 처남식구를 비롯한 8명이 생활하기엔 부족하다. 아내가 진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성 대표는 귀농인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 계획이다. 귀농인들이 농촌을 향하는데 아직까지 그들이 정착할 수 있는 지원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혼자 농사짓는건 너무 힘들어요. 서로 고민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공유할 수 있는 모임이 필요합니다.”성 대표는 다양한 사람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농민 스스로 만들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친환경 농법은 우리나라 농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확신한다. 그는 “농부는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것을 책임져야하는 사람”이라며 “혼자서는 어렵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공유할때 농촌의 경쟁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 대표가 말하는 귀농에 대한 조언

-가족과 충분한 상의와 동의를 거쳐라.

-인맥을 쌓고 충분한 준비시간 가져라.

-처음부터 땅사고 집사지 마라

 4~5년 임차생활 뒤 판단하라

-농사에 대한 지식을 쌓아라

-마을사람의 문화를 존중하라

-농사는 절대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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