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조개구이, 서해바다 감칠맛 도네
고소한 조개구이, 서해바다 감칠맛 도네
  • 경남일보
  • 승인 201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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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2> 충남 보령 이야기

▲조개구이

퇴근과 동시에 편안하고 넉넉한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를 달려 보령으로 향했다. 금요일 퇴근길이라서 그런지 진주 대전 간 고속도로 길이 비좁다. 육십령터널을 지나 장수-익산 간 고속도로에서는 한적하여 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고도가 높은 고속도로를 달리니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전망도 좋다.

곧 어둠이 밀려왔다. 전주-군산 간 산업도로를 거쳐 서해안고속도로로 들어서니 복잡해도 달릴만하다.

무창포를 지나서 대천IC를 나와 대천역으로 향했다. 보령 야경과 다정한 인사를 나눌 여유도 없이 숙소로 향한다. 체크인 하여 아내가 정성들여 만들어 가져온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간단히 정리를 한 후 숙소를 나선다. 한 달여 먼저 개장하여 아직은 한가한 대천해수욕장을 거닐어 보기위해서다. 밤바람이 시원하다. 어둠 속에 멋진 조명이 내려앉은 해수욕장에는 이른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불꽃놀이를 하는 사람, 연인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 가족들과 반가운 해후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여 행복해 보인다. 많이 걷고 밤도 깊었다. 내일을 위하여 쉬기로 하고 해변의 식당가를 걸어오는데, 늦은 시간인데도 조개구이를 먹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다음날 조개구이 맛을 보기로 하고 잠을 청했다.

파도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오는 바닷가의 숙소에서 모처럼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애도 조금 일찍 움직여 준다.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오늘의 답사코스를 소개한 후 오전 8시 길을 나선다. 용두해수욕장을 거쳐 맨 처음 무창포로 갔다. 애들이 어릴 때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을 걸어보기 위하여 새벽에 달려와 석대도까지 걷고 호미로 조개를 파기도 하며, 저녁 늦게 집에 돌아간 기억이 난다. 그 때에 비하면 많은 단장을 하고 주변 환경이 엄청 좋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침 해수욕장은 사람 하나 없이 너무나 깨끗하다.

다시 편안하게 차를 달린다. 안전하게 길을 양보하면서 여유롭게 보령댐에 도착한다. 댐의 만남의 광장에서 잠시 옛날을 회상하며 공원을 둘러본다. 별로 찾는 사람도 없으니 가꿀 손길이 아쉽고 건너편 산 위에서는 인공폭포도 흐른다. 누드베기아가 피어난 길가가 너무나 깨끗하고 예쁘다. 오랜 가뭄으로 낮아졌던 댐의 수위도 최근 비로 높아졌다. 뭔가 풍족한 느낌이다. 또 호수는 너무 깔끔하고 아름다워 주변의 녹음과 함께 우리를 반겨주는 것 같다. 보령호를 드라이브하여 개화예술공원으로 향한다.

 

▲대천해수욕장의 낙조



부대시설을 포함해 5만여 평의 규모로 조성된 대단위 예술종합단지인 개화예술공원은 예술공원 내에 허브랜드, 음악당, 육필시공원, 비림공원, 그리고 모산미술관 등이 있다. 주황색 지붕에 2층으로 구성된 미술관 본관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오직 보령에서만 생산되는 진귀한 돌, 오석으로 지어졌다. 오석은 표면을 갈면 갈수록 더 까만 빛깔을 내고 갈지 않고 쪼을 수록 하얗게 변하는 성질이 있어 비석이나 조각상으로 국내에서 매우 인기가 높은 돌이란다. 우리가 갔을 때는 정교하게 그려진 야생화와 금방이라도 구를 것 같은 물방울 작품의 전시가 있어 아름다운 들꽃을 그림으로도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공원을 나서려다 점심때가 다 되었기에 예전에 먹었던 비빔밥을 먹으려고 다시 허브랜드로 들어가 꽃비빔밥을 시켰다. 깔끔하게 차려져 나온 것이 눈부터 즐겁다. 허브싹순이나 꽃이 뭉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젓가락으로 비비는 것을 권한다. 밥을 비빌 때 꽃은 김치국에 띄워뒀다가 밥 위에 얹어 먹는다. 꽃밥은 색깔로 보고, 향으로 맡고, 맛으로 즐기는 음식이다. 입 안 가득 향이 돌면서도 담백해 맛이 일품이다.

식사 후 가까이 있는 석탄박물관으로 갔다. 이곳 석탄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1995년 5월 18일 건립 개관하여 석탄산업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으로 실내전시장과 야외전시장으로 구분 조성되어 있고 광물, 화석 및 측량, 굴진, 채탄, 운반장비 등 3800 여 점의 전시품을 소장하고 있다. 실내전시장은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층에 마련된 마지막 체험의 장은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지하 수직갱을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이 엘리베이터는 국내최초로 수직갱 지하 400m를 내려가는 승강기를 재현한 것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문닫힘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는 급강하를 시작하여 지하100m, 200m, 불과 1분 만에 엘리베이터는 지하 400m 까지 하강한다. 사실은 2층에서 1층으로 하강하는 것일 뿐인데, 누구나 착각이 될 정도로 정교하게 특수효과 시설을 해 놓았다. 체험 현장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바로 모의갱도가 연결된다. 광부들의 작업 모습을 실물과 똑같이 제작되어 있다. 또한 특수음향효과로 진행되는 작업 과정을 알기 쉽게 재현하였으며, 폐광에서 나오는 찬바람을 이용하여 냉풍터널을 만들었다. 여기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오면 야외전시장이다. 야외전시장은 탄광에서 이용했던 대형장비가 전시되어 있고 이와 함께 탄광에서 매몰되어 희생된 근로자들의 명복을 기리는 위령탑이 세워져 있다.

 

▲개화예술공원 허브랜드의 꽃비빔밥


박물관을 나와 사적 307호로 지정된 성주사지로 향한다. 성주사지에는 현재 국보 8호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 보물19호 오층석탑, 보물20호 중앙삼층석탑, 보물47호 서삼층석탑, 지방문화재인 동삼층석탑과 석계단과 석등이 있다. 성주사는 신라 말기 구산선문 중 이름 높은 하나로 아주 번성했던 사찰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성주사는 백제 법왕에 의해 오합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고, 법왕이 왕자일 때 삼국전쟁으로 희생된 이들의 영혼을 위령하는 뜻으로 세웠다고 한다. 성주사로 개명된 것은 통일신라 말이며, 성인이 기거하는 절이라는 뜻인데, 성인은 신라 말기의 무염국사를 일컫는다. 이곳에서는 백제 시대에서부터 조선 초기에 이르는 역사 유물이 발굴되고 있다. 이제 심연동계곡으로 간다.

내가 생각한 대로 아름답다. 초입부터 물이 맑고 숲이 아름다우니 휴양하기로는 참 좋다. 차를 달려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갔다가 걷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여 조금 내려와 차를 주차해놓고 다시 편백숲까지 걸어 왕복 5km정도를 걸었다. 내려오니 외국으로 출장을 갔던 작은애가 온단다. 30분 후에 숙소에 도착한다니 서둘러 숙소로 돌아온다. 벌써 먼저 도착해있다. 잠시 반가운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다가 대천해수욕장으로 나갔다. 백사장을 걸어서 가까이 있는 조개구이집을 찾았다. 맛집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곤하다기에 오늘의 운에 맡기고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2층에 전망이 좋은 테이블이 있어 훤하게 수평선이 바라보이는 곳에 자리를 하여 낙조를 바라보며 넉넉한 마음으로 조개를 굽는다. 잘 손질하여 내놓은 다양한 조개들, 눈부터 즐겁다. 그냥 조개가 아닌, 아주 특이하게 양념을 하여 가져온 모습이 정갈하고 예쁘다. 연탄불은 아니지만 제각각의 조개를 석쇠에 올려 조개가 익어가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키조개에 가리비나 소라 등을 올려 나름대로 요리를 하여 맛을 본다. 맛이 일품이다. 포식할 정도로 푸짐하고, 그냥 조개가 아닌 양념을 맛있게 한 것이 제대로인 것 같다. 그냥 가깝고 2층에 자리가 있다기에 들어갔는데 정말 제대로 된 조개구이집을 찾았다. 조개를 손질하여 가족들 시중들다가 낙조의 순간을 놓쳤다. 조개구이 맛에 너무 정신이 팔렸던 것 같다. 맛있게 먹고 내려와 계산을 하려니 가격도 착하다. 맛, 청결도, 서비스, 가격 등이 만족스럽게 좋으니 맛집으로도 소개할 만하다. 맛이 있는 보령 여행을 한 이날은 운수좋은 날이다./충무중학교 교사

 

◇진주-보령 이동코스 : 서진주IC→장수JC(79.7km)→완주JC(61.6km)→전주IC(10.3km)→전군간산업도로(25.9km)→동군산IC(1.0km)→대천IC(60.4km)→숙소(9.2km)

◇보령시내 이동코스 : 대천해수욕장→무창포해수욕장(10.2km)→보령댐(8.1km)→개화예술공원(11.5km)→보령석탄박물관(2.5km)→성주사지(2.3km)→심연동계곡(2.0km)→대천해수욕장(18.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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