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좋은세상’과 함께한 재능기부
진주시 ‘좋은세상’과 함께한 재능기부
  • 경남일보
  • 승인 201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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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수 (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학장)
필자는 지난 6월 말 진주시 ‘좋은세상’과 함께 우리 학교 전기과 학생 및 교수 합동으로 취약지역의 재능기부 행사에 참여했다. 결론적으로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 서로 감동을 받은 하루였다. 진정으로 재능기부를 하니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 모두 기쁨과 보람이 매우 컸다.

당일 우리는 해당 주민센터의 지원을 받아 취약지역 34가구의 옥내외 전기배선 공사와 형광등 교체작업을 실시했다. 맨 처음 방문한 산중턱에 위치한 집에서 우리 모두는 할 말을 잊고 충격에 빠졌다. 왜냐하면 그렇게 열악한 주택은 생전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그 집에는 할머니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아들이 함께 거주하는 곳이었다. 주택이 제대로 지어지지 않았고 흙벽에다가 시멘트를 듬성듬성 발라 지은 것으로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작업을 하기 위해 가옥 내부로 들어가니 캄캄했고 전기 안전장치 하나 없었다. 전기공사 후에 캄캄하며 악취가 진동하고 안전을 위협하던 가옥이 환하게 변하는 모습에 우리는 희망을 보았다. 기부는 주는 것만이 아니고 받기도 한다는 진리를 깨닫는 순간이었다. 할머니께서 “나도 젊었을 때는 이리 살지 않았는데 내가 어찌 이리 되었을꼬?”라고 하는 자조적인 말씀이 지금도 필자의 귓전을 때린다.

이번 재능기부 행사를 다녀온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감동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들은 항상 자신만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어려운 분들이 우리 이웃에 있다는 사실 자체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기술로 난생 처음 그러한 집을 수리하면서 기뻐하는 지역주민의 모습에 가슴 속에서 솟아오르는 감동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학생은 필자에게 “학장님, 언제 또 재능기부 갑니까? 제 자신을 가다듬기 위해서라도 자주 해야겠어요” 라고 말한다. 우리는 생활보호 대상자여야 마땅한데도 불구하고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주민도 보았다. 현지에서 관계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또한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어르신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 재능기부를 하여 그분들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준 일은 잊지 못할 것이다. 어느 집은 ‘국가유공자의 집’이라는 표식이 되어 있었다. 그 집 할머니는 우리의 친절하고 정성스러운 전기공사에 감동 받았음을 느꼈다.

우리 학교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이며 국책특수대학이다. 진주캠퍼스는 학생 및 교직원의 열정에 힘입어 창설 이래 처음으로 ‘10년 기관평가에서 폴리텍 35개 캠퍼스 중 전국 1위, 2011년에는 우수캠퍼스로 2위를 했다. 따라서 우리 학교는 직업기술교육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한다. 고용노동부에서는 각 지역별로 산하기관 협의회를 구성, 현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좀 더 많은 진주시 기관장협의회 소속 기관·단체가 솔선수범하여 진주시 ‘좋은세상’과 함께 이러한 좋은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당일 재능기부 행사는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이어졌다. 보여주기 식 재능기부가 아니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스러운 재능기부였기에 지역주민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런 좋은 반응이 있었기에 진주시 ‘좋은세상’과 함께 다방면의 기술 재능기부 행사를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행사에 동참하면서 우문현답(愚問賢答), 즉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음을 깨달았다. 학교경영에 도움이 될 만한 많은 것을 느낀 하루였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행복하게 생각한다. 우리 학교의 기술재능기부 덕택에 어렵고 힘들게 생활하는 이웃들이 즐거워하고 고마워하니 너무나 보람된 하루였다. 진주시 ‘좋은세상’과 같은 복지모델은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지 않으면서 복지사각 지대를 없앨 수 있는 진정한 복지모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진주시민 모두가 이러한 진주시 ‘좋은세상’과 같은 복지모델이 우리나라 복지의 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김화수 (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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