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미녀·연기파 배우들이 훔치러 온다
미남·미녀·연기파 배우들이 훔치러 온다
  • 연합뉴스
  • 승인 2012.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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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감독 최동훈 '도둑들' 박스오피스도 훔치려나
<감독:최동훈/ 출연: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이신제, 증국상/ 상영시간:135분/ 관람등급:15세 이상 관람가/ 장르:드라마, 액션>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전지현, 김혜수라는 미모 쌍포에 김수현·이정재라는 미남 배우, 그리고 한·중양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김윤석과 런다화(任達華·임달화)까지 나온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다.

화려한 출연진에 한 번도 흥행에 실패한 적 없는 보증수표인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니 화제가 되지 않을 수가 없었을 터. 여기에 영화를 만드는 데 드는 순제작비만 110억원, 마케팅비 등을 포함한 총제작비는 140억원에 이르는 '실탄'을 쏟아부었다.

화려한 캐스팅과 엄청난 물량공세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도둑들'이 지난 10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공개됐다.

결과는 명불허전.

육두문자가 왔다갔다하는 와중에도 품위를 잃지 않는 캐릭터, 속고 속이는 두뇌게임, 선 굵은 와이어 액션, 배우들의 호흡과 시너지, 무엇보다 속고 속이는 캐릭터를 추동하는 힘이 물욕(物慾)이 아니라 로맨스라는 점 등 흥미로운 구석이 여럿 있었다.

환상의 호흡을 맞춰온 도둑4인조 뽀빠이(이정재)·예니콜(전지현)·씹던껌(김해숙)·잠파노(김수현). 갓 출소한 금고털이 팹시(김해수)와 함께 이들은 마카오로 건너가 전설적인 도둑 마카오 박(김윤석)과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이들은 현지에서 잔뼈가 굵은 도둑 첸(런더화)의 도움을 받아 다이아몬드를 훔치러 나서나 삼엄한 경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천신만고 끝에 10명의 '드림팀'은 기어이 다이아몬드가 숨겨진 금고문을 여는 데 성공하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를 손에 얻는다.

화면 톤도 화사하고 컷의 전개도 빠르지만 영화를 관통하는 정서는 촌스럽다. 007 시리즈와 1970-80년대 홍콩영화를 떠올릴만한 오프닝은 아마도 그 전조일 것이다.

물건을 훔치는 도둑들이 마음을 도둑맞아 가슴앓이를 한다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사랑에 빠진 도둑은 마치 영웅인 양 목숨 따윈 별것 아닌 듯 초개같이 죽음을 택하기도 한다.

마카오 박-팹시-뽀빠이의 삼각전선이나 씹던껌-잠파노의 티격태격 에피소드에서는 옛 사랑이야기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다. 특히 런더화·김해숙 커플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70-80년대 에로물의 향취가 나 흥미롭다. 이미 고전이 된 '화양연화'와 '천장지구'의 키치적인 변형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전지현의 껄렁껄렁한 모습과 오달수의 허세가 초반 웃음을 전해주는 이 영화는 본궤도에 오르면서 탄력을 받는다.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영화는 지루하기 시작할 때쯤 엄청난 뒷심을 보여주며 막판을 향해 달려간다. 아마도 국내 영화 가운데 역대 최고의 와이어 액션이 될 법한 추격신이 그 뒷심의 중심에 있다. 홍콩 범죄조직 조직원들과 마카오 박이 건물 외벽에서 벌이는 와이어 액션은 명품이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법하다.

최동훈 감독은 전작 '전우치'에서 얻은 학습효과가 아니었으면 이 정도의 와이어 액션을 소화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전우치'에서 보여준 액션이 느리고 우아하며 정교했다면 '도둑들'은 뭔가 대충대충 만든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붓질 몇 번으로 명화를 그렸던 옛 화인들처럼, 최 감독은 쓱싹쓱싹 몇 번의 앵글만으로 대단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홍콩의 거장 조니토(두기봉·杜琪峰) 감독의 총아 런더화는 밤과 액션이 난무하는 영화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다시 한 번 증명해냈다. 연기력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렸던 전지현은 이번 영화로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 이들뿐 아니라 출연 배우들 대부분이 흠잡을 바 없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다만, 중간 중간 지루한 구석이 있다. 상영시간은 135분.

7월25일.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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