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은 생활의 미덕
친절은 생활의 미덕
  • 경남일보
  • 승인 2012.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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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남을 흉내 내지 않고 자기 자신의 주인으로서 소신 있게 살아가며, 타인을 친절하게 대할 수 있다면 곧 자기생활의 기쁨이 된다. 친절 하다는 것은 마음의 바탕이 깨끗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세련된 인품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끔 자신의 인품을 생각하면 고작 이정도 밖에 안 되는가 하고 한심스러워 하기도 한다. 자신이 기분 좋을 때는 친절하고 상냥해질 수가 있지만, 기분이 언짢을 때는 이유 없이 불친절하고 타인에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다 돌아서면 자기감정의 노예가 된 것에 몹시 화가 나고 자기 인격에 회의를 느낄 수밖에 없다.

좀 더 중후하고 인격적인 사람이었다면 하고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세삼 느끼게 된다. 자기감정이 어찌하든 바쁠 때나 여유 있을 때나, 기분이 상했거나 좋을 때에나 누구에게나 최소한의 친절을 보일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우리는 누구나 친절한 대우를 받고 싶고, 또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며 살아야 한다. 이것은 타인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사람은 누구나 베풀고 싶은 본능적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왜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일에 인색해질까? 아마도 그 주된 원인은 자신에게 있는 것이며, 타인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자기의 감정에 좌우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분명 자신이 자기의 주인이 아니라, 자기감정의 노예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인간적 성숙이 부족한 탓이라 할 수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과 자신의 인격에 대한 혐오감은 언제나 이런 자신의 미숙에서 생기게 된다. 누구나 타인을 기쁘게 하고 나면 흐뭇해진다. 자신과 타인을 함께 기쁘게 할 줄 모른다는 것은 성숙되지 못한 인격적 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내 놓고 나면 언제나 “좀 더 친절하게 말할 걸, 그게 아니었는데 어떡하지? 좀 더 베풀어 주는 것인데” 라고 후회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 타인에게 베풀며 산다는 의식을 거의 가져 보지 못했다는 사실도 된다. 대체로 우리는 받으면서 사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해 왔고, 타인에게 손해 보지 않고 경쟁에서 이기도록 커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언제나 남에게 밑지지 않기 위해, 특히 감정적으로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친절이라고 하는 것에 마음가짐을 소홀히 해온 탓이 아니랴.

생각해 보면 친절은 베풀고자 하는 마음자세에서 비롯된다. 친절은 자본이 드는 것도 아니다. 조금만 자신의 마음을 할애한다면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 수가 있고, 조금만 타인의 처지를 생각할 수 있다면 친절의 행동은 절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생활 그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도 타인과의 관계맺음이 아닌 것이 없다. 친절이란 살아 숨 쉬며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모든 생활에 필요한 미덕이 아닌가. 따라서 친절을 베푼다는 것은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기쁘게 하고, 자기 삶을 유쾌하고 의미 있게 하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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