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추진-대립’만 능사 아니다
지하차도 ‘추진-대립’만 능사 아니다
  • 손인준
  • 승인 2012.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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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준 기자
“주민을 위해서 추진한 지하차도가 주민설명회도 없이 강행한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됩니까?” 지난 2일부터 현재까지 공사현장 입구에 천막을 치고 농성하며 공사를 저지하고 있는 양산시 물금읍 서남·황전마을 주민들의 푸념 섞인 하소연이다. 이같은 마찰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양산부산대학교병원~황전아파트 구간에 지하차도 공사를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서남·황전마을 앞에 들어설 지하차도는 길이 695m, 너비 18.4m로 180억원이 투입돼 내년말 완공할 예정이다.

LH가 주민설명회조차 없이 공사를 슬그머니 시작하면서부터다. 주민들은 LH가 그동안 철저하게 비밀리에 추진하다가 주민들이 반발하자 지난달 18일에야 한차례 설명회를 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의 주장은 지하차도가 생기면 물금쪽에서 좌회전해 마을로 진입하는 길이 없어져 사실상 마을이 고립돼 주변 상가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주민들은 LH가 불필요한 곳에 지하차도를 설치해 국민세금을 낭비하면서 공사로 인한 이 일대 상가의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서남마을 이장 전갑수 반대대책위원장은 “신도시 곳곳에 연결도로가 개설되면 이 지역 교통량이 크게 줄어 지하차도는 막대한 돈만 들인 채 쓸모 없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 마을 150가구 500여 명의 주민은 지하차도 건설을 백지화해 달라며 각계에 진정서를 제출해 놓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LH는 지하차도 건설은 교통영향평가 심의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며 백지화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양산시는 주민들의 피해상황을 조사해 LH측에 개선방안을 직접 전달키로 방침을 세우고 있으나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데다 LH 측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이 천막농성 상황이 10여 일 전개되자 지역국회의원은 양산시, LH공사, 추진위원회 등 3자협의가 될 때까지 LH공사측에 공사를 잠정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리고 국민권익위원회도 민원을 접수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갑수 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지하차도 추진을 놓고 LH측이나 마을주민들은 한치의 양보도 없다.

그러나 갈등만이 능사는 아니다. 주민들 또한 언제까지나 공사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누구의 영리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마음이다. 원만한 협의를 통해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슬기로운 지혜를 모아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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