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프랑스혁명' 출간 맞춰 방한
일본의 역사 소설가 사토 겐이치(44)가 쓴 '소설 프랑스혁명'(한길사 펴냄)이 번역, 출간됐다.
총 12권 가운데 1차분 1~4권의 출간에 맞춰 최근 방한한 작가는 "프랑스혁명은 인류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프랑스 혁명은 자유, 평등, 박애라는 근대 민주주의 가치를 제창했습니다. 그러나 결코 성공한 혁명이라고 볼 수 없죠. 박애를 기저에 깔고 자유와 평등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양립하도록 해야 했는데 프랑스혁명은 양립하려다가 실패한 것입니다. 둘 중 평등을 택한 공산주의는 실패했고, 자유를 택한 서방국가도 행복하다고만은 볼 수 없습니다. 인류는 이제 민주주의 이후의 가치를 생각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프랑스혁명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작가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이번 소설 외에도 주로 유럽 역사를 소재로 소설을 써왔다. 제삼자인 아시아인으로서 프랑스혁명의 역사를 쓰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프랑스인들은 프랑스혁명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면서 동시에 혁명을 통해 부인한 찬란한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보이는 모순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혁명을 냉정하게 직시하지 못하죠. 저는 전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약점도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볼 수 있는 강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또 프랑스혁명이 인류에 남긴 과제를 해결하는 열쇠도 아시아의 정신에 있다고 강조했다.
'소설 프랑스혁명'은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방대한 자료 조사와 현장 답사를 거쳐 철저히 사실에 기반해 쓰였다. 그러나 '사건'보다는 '인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 보통의 역사서와 차이점이다.
역사학은 팩트를 명확하게 하는 학문이고 내가 하는 작업은 거기 존재하는 사람들의 진실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혁명은 엄청나게 큰 사건이기 때문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인생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주었을 것입니다. 역사현장에 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 변화를 상상해서 픽션으로 넣었습니다."
'소설 프랑스혁명'은 내년 완간을 목표로 현지에서 7권까지 출간됐다. 해외 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는 "미래는 아시아의 시대라고 믿는다"며 "아시아인들이 한 시대를 구가한 유럽 문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극복할 새로운 문명을 만들기 위해 프랑스혁명을 함께 읽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각권 312~332쪽. 각권 1만4000원.
/연합뉴스
사진설명='소설 프랑스 혁명'의 저자 사토 겐이치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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