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탄신일
충무공 탄신일
  • 경남일보
  • 승인 2012.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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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 (경남도교육청 장학관)
달력에 4월 28일 날짜 아래에 ‘충무공 탄신일’로 인쇄되어 있다. 시호란 죽은 사람의 공과를 심사하여 그 공로를 기리기 위해 붙여주는 칭호이며, 충무공이란 ‘충무’라는 시호를 받은 위인을 말한다. ‘충무공’은 누구를 지칭하는가?

진주성 북문은 공북문(拱北門)이다. 아치형 문을 지나 둘러보면 넓은 잔디밭이 펼쳐지고 남장대(촉석루) 지붕은 담장 위에 얹혔고, 잔디밭 건너 높고 낮은 성벽이 이어져 있다. 영남포정사에서 시선을 당겨 우측으로 성벽따라 눈길을 옮기면 북장대(진남루)가 우뚝 솟았다. 그런데 ‘촉석루는 남장대이다’는 파란불인데 ‘북쪽에 자리 잡아 북장대인데 진남루라 한다’에는 ‘왜 그렇지’라는 검은 연기 몽개몽개 피어오른다.

바로 앞에 옛 진주세무서 자리에 장군동상을 볼 수 있다. 원형의 대리석 기단에 왼손에 큰 칼을 비켜 잡았다. 오른팔 곧게 펴고 인지는 성벽으로 기어오르는 왜적을 향하고, 벌어진 입에서 ‘뜨거운 물을 퍼붓고 화살을 쏘아 왜적을 쳐부수라!’라는 사자후가 진동하는 듯하다. 역동적 모습에 매료되어 몇 바퀴 돌고나서 좌대에 ‘忠武公金時敏將軍像(충무공김시민장군상)’으로 오석에 새긴 명패에 시선이 멈추었다.

안내판에 ‘청사에 빛나는 진주대첩을 쓰고 간 공은 1554년 충남 천안 병천에서 태어남. 1591년 진주판관이 되어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있어났을 때 목사가 죽자 그 직을 대신함. 그해 10월 5일 진주성 침공한 적 2만대군을 불과 3800여 병력으로 6일 간의 공방전 끝에 물리치고 이마에 적탄을 맞음. 이어 경상우도병마절도사에 임명, 39세에 진주성에서 순국, 1604년 선무공신에 추록, 영의정에 추증되고 시호는 충무’로 새겨져 있다.

자연인은 사회나 문화에 속박되지 않는 태어난 그대로의 사람이며 공인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 공인으로서 ‘시호 성명’ 또는 ‘성명 시호’로 신분을 나타내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충무공 김시민’은 시호를 ‘충무’로 하는 ‘김시민’이라는 영웅을 말하며, ‘김시민 충무공’은 모든 ‘김시민’은 ‘충무공’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서울 광화문 광장에 장군동상이 있다. 오른손에 큰 칼을 세워 잡고 왼손은 허리에 붙였으며 좌대에 ‘忠武公李舜臣將軍像(충무공이순신장군상)’으로 새겼다. 이순신 장군의 부는 정(貞)이며 모는 초계변씨(卞氏)이다. 1545년 서울 건천동에서 태어나 옥포대첩, 한산도대첩을 거두었다. 두 번의 백의종군을 하였으며, 노량해전에서 유탄에 맞아 전사. 1604년 선무공신이 되고 좌의정에 추증, 1613년 영의정이 더해졌다. 시호는 ‘충무’이다.

일반적으로 ‘충무공’은 임진왜란에서 바다의 영웅 ‘이순신’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진주성과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장군동상을 보면 공통점으로 임진왜란 3대대첩의 주인공, 적탄을 맞았으며, 시호는 ‘충무’이고, 영의정으로 추증. 따라서 ‘충무’라는 시호를 갖는 위인은 적어도 두 사람 이상이다. 학생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

‘충무공 탄신일’이라는 달력 표기를 ‘충무공 이순신 탄신일’로 수정하는 것이 어떨까.

/안명영·경남도교육청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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