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신공항이냐, 김해공항 확장이전이냐
밀양신공항이냐, 김해공항 확장이전이냐
  • 이홍구
  • 승인 2012.07.17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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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신공항 경쟁 제2라운드 돌입
동남권신공항이 부산-경남 경북 대구지역의 극심한 지역갈등으로 무산된 이후 각 지자체와 정치권이 대선을 앞두고 신공항 경쟁 제2라운드에 돌입했다.

부산권은 김해공항 확장 이전을 내세우며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을 밀어붙이고 있다. 경남과 대구 경북은 동남권 신공항에서 충청 호남권으로 지역을 확대한 남부권 신공항으로 밀양 신공항의 명분과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대선국면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신공항은 정치권과 지역의 첨예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년전부터 구상된 신공항

신공항의 개념은 20여년전인 1990년대 초 부산지역에서 시작됐다. 김해공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상공회의소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부산지역 상공인들은  “영·호남 등 남부권의 항공 수요 증가에 대처하고 대륙횡단 철도의 기·종점 역할 및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부산 가덕도에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노무현 당시 당선자는 “전문가들에게 시켜 (남부권 신공항의) 적당한 위치를 찾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당시의 신공항은 영 호남 등 남부권을 아우르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부산+호남을 묶는 남부권 신공항은 2007년부터 대구 경북을 포함한 동남권 신공항으로 바뀌어간다.

부산은 인구구성에 한계가 있는 호남보다는 대구 경북지역을 끌어들여 신공항을 조성하는 것이 보다 쉬운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구 경북은 부산 가덕도를 반대하고 영천을, 경남은 밀양을  신공항 후보지로 내세워 3파전의 양상으로 흘렀다. 결국 최종 후보지는 밀양, 가덕도로 압축되고 대구 경북지역은 경남 밀양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이때부터 가덕도를 선정한 부산과 밀양을 미는 경남 대구 경북지역은 극심한 지역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고심하던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이 경제성이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되지만 실상은 양 지역의 갈등이 동남권 신공항 파탄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해공항 이전확장 Vs 남부권 신공항

동남권 신공항이 좌절된 경남과 대구 경북 그리고 부산시는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오게 된다.

대구 경북지역은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동남권 신공항 추진위원회’를‘남부권 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한 뒤 남부권 신공항 재추진 선언식,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 4개 시도 간담회, 대구경북 19대 국회의원 후보자 공약 서약식 등을 통해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또 남부권 신공항 유치 및 남부경제권 활성화, 지역상생발전을 위해 영남과 호남, 충청권을 포함하는 '남부권 시도지사 추진협의체' 구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밀양에 신공항을 유치하면 광주, 대전, 전남, 전북까지 2000만명이 넘는 수요가 예상된다”며 “영남권 신공항이 아닌 남부권 신공항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략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동남권 신공항의 확장개념으로 남부권 신공항을 들고 나온 것이다.

부산시는 신공항 건설에서 김해공항 가덕 이전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경남 대구 경북의 지역간 세싸움으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판단, 독자노선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부산이 ‘가덕도 부산국제공항공사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해외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한 것도 가덕도 신공항의 우위논리를 개발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특별법은 김해공항을 가덕도로 확장 이전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공항 건설을 위한 세부 사업내용, 재원조달 방안 등을 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구·경북 정치권에서 제기한 문제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신공항 건설 요구가 있을 테니까 당분간은 김해공항 활성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과는 달리 부산시는 대구 경북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남부권 신공항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남부권 신공항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남부권 신공항은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인데 못 지켜 굉장히 죄송하다”며 “이번 선거에서 약속을 드리고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박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부산지역 총선민심은 크게 요동쳤다. 남부권 신공항은 대구 경북지역에서 들고나온 동남권 신공항의 확대 수정전략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남부권에 포함된 영남 충청 호남을 아우르는 이들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거리라면 부산 가덕도는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시민단체와 부산시는 “아예 총선 공약에서 빼달라”고 요청했고 부산 의원들도 당 지도부를 찾아 총선 공약 제외를 요구했다.

결국 이주영 당시 정책위의장은 “정책위의 공약 검토 회의 결과 총선공약개발본부 산하 국토균형발전팀에서 검토했던 신공항 관련 공약은 중앙당에서 제시하지 않기로 정리했다”며 새누리당의 ‘남부권 신공항 건설’ 공약을  4월 총선에서 공식적으로 제외했다.

◇대선공약에 포함될까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보여준 ‘총선공약 번복사태’에서 알수 있듯이 영남권에서 신공항은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인화성 사안이다. 하지만 대선주자별로 조금씩 입장차는 있지만 ‘신공항’건설이 필요하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실제 영남권 항공수요는 정부 예측치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제선 항공여객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지만 김해공항은 전년보다 14.5%나 늘어났다. 국토부는 지난해 김해공항 수요가 627만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875만명이 사용했다.

이에따라 신공항 재추진이 대선주자들과 각 당의 공약에 포함될 가능성은 어느때보다 높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등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른 재추진”이라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입지선정이라는 민감한 문제때문에 추상적이고 선언적인 공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공항 및 교통전문가들은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시도민 공감대 형성 ▲정·관·학계와 시민단체,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정책토론 ▲신공항 추진 공동협력기구 구성 ▲지역언론 주최 대선후보 신공항 토론회 및 서약식 추진 등 신공항 로드맵을 확정해 대선공약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남부권 신공항 범시도민 추진위원회 강주열 위원장은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신공항의 대선 공약화와 새 정부의 국정 주요과제로 채택시키려면 시간이 촉박하다. 정·관·학계와 연구기관, 경제계 그리고 시민단체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거제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위원장 홍철)의 청와대 출입기자단 초청 '제4차 정책세미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정호 교수는 "공항건설에 실제로 돈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니다"며 "문제는 (거점공항의) 입지인데 입지문제는 공항설계경험이 많은 세계적인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철 위원장도 "지역 간 과열 유치 경쟁으로 실패한 영남권 신공항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에는 국내 용역기관 대신,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해외 전문가들을 참여시키고 거기서 결정되는 입지를 따르는 방안을 지자체 간 합의에 의해 추진하면 될 것”이라고 입지선정방법을 제시했다.

홍 위원장과 김 교수 등이 공항 입지 선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부산시 등 지자체간 과열경쟁 징후가 보여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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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해외파 2016-06-10 15:37:56
병신들이 트집 잡는 간사이 공항은 100% 매립지에 공항을(일본에 살아 보기나 하고 말해라. 병신들). 미국 공항들이나 중국 공항들 대부분 평야 지역이나 바다 메립을 어느 정도 하지(미국이나 중국에 살아 보고 말해라).. 우물 안 개구리들. 줘어 들은 말 가지고 자기 마치 경험은 듯 허세야. 조선놈 새기들., 국제 왕따 될 거야 그런식으로 해라 조선이 왜 망 했는지.... You will see that shit near future in fucking korea

영미해외파 2016-06-10 15:33:50
미친 코리안들.. 가야와 신라는 다른 민족으로 서로 독립하고 각자 공항 지어라... 아무래도 도시ㅇ인 부산에 외국 항공사들이 가지 산속에 무리하게 착륙시도 하지는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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