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다 같이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 경남일보
  • 승인 2012.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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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일 (진주 경해여고 교사)
“한 살배기 딸을 업고 네 살 난 아들의 손을 잡은 채 케냐를 향해 떠났다. 60년 만의 가뭄으로 마을엔 자고 나면 사망자가 속출했다. 앉은 채로 죽을 수 없어 유엔이 제공한 캠프가 있다는 케냐로 목숨 걸고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먼지만 날리는 사막을 2주 동안 걸었다. 용케 따라오던 아들이 끝내 타는 태양 아래 쓰러졌다. 얼마 남지 않은 물을 아들의 얼굴에 뿌려봤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함께 피난 중이던 다른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자신들의 생존이 급한 상황에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결국 어떤 부모도 감당할 수 없는 결정을 해야 했다. 아들을 신의 뜻에 맡기고 길에 버려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오랜 내전 속에서 가뭄으로 고통받는 소말리아 난민들의 사연을 담은 기사의 일부 내용이다. 이와 같은 참혹한 비극은 아프리카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탈북자들의 수기에도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비행기로 불과 몇 시간 거리 내에서도 수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지구촌의 현실이다.

세상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 부자와 가난한 자, 행복한 자와 불행한 자가 공존한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이나 선택과는 무관하게 자기가 태어난 환경적 요인에 의해 불행이 전개되어 안타까움을 더하는 경우가 많다. 아프리카든 북한이든 그곳에서 태어나 비극의 처지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만약에 다른 나라,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더라면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지금껏 세상에 널리 알려진 저명인사들처럼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되었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지 않았을까.

이를 뒤집어보면 지금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결코 자신의 노력만으로 얻어진 성과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자신의 소질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의 선택이 가능한 환경에서 살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지금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자신이 살아온 사회에 감사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안타까운 이들의 사연에 대해서는 그들의 운명이라고 쉽게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인류의 불행한 역사는 정치인이든 기업인이든 기득권을 가진 이들의 자만과 끝없는 탐욕 그리고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독선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 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기부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지금은 세상이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가진 자의 성찰적 태도와 기부문화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 얼마 전 TV의 한 토크프로에서 차인표 편을 본 적이 있다. 그가 가난한 국가의 아동 후원결연에 앞장서 왔고 북한의 인권문제를 위해 헌신해 왔다는 것을 익히 알았지만 이날 그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일부 정치인, 기업인들의 끝없는 탐욕이 사건화되어 뉴스를 도배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에 그의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생활 자세가 더욱 빛나 보였다.

심재일 (진주 경해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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