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 및 18개 시·군 의회의 후반기 의장단 선출이 대다수 완료된 가운데 일부 의회는 원구성을 둘러싼 갈등으로 의사일정이 연기되는 등 파행이 연출되고 있다. 도의회는 이달 초 의장만 선출해 놓고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교섭단체 간 기싸움 때문에 본회의를 열지 못한 채 3주째 공전을 거듭하다 지난 17일 가까스로 합의했다. 고성군의회는 의장 및 부의장,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대립으로 아직까지 의장선출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장선거를 위한 본회의가 한 차례 연기되는 등 고소사태까지 빚어지면서 진통을 겪은 진주시의회도 선거과정에 불거진 의원들 간의 갈등으로 일부 상임위원회의 간사선출을 못하고 있다.
도내 지방의원들의 ‘감투싸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서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 매년 원구성 때마다 이합집산과 담합, 패거리 싸움이라는 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자리다툼 후유증도 크다. 의원 간, 정당 간 갈등과 반목이 주민들에게 추태로 비쳐져 지방의회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갈등과 분열, 반목이 의정활동의 소홀로 이어지기도 한다. 의원들의 반성과 개선노력이 없는 것도 큰 문제다.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원구성의 자질검증보다는 형식적인 선거절차에다 줄세우기, 담합과 합종연횡으로 한 자리씩 나눠먹기, 중앙당과 국회의원의 개입 등이 그것이다. 지방의회가 부활된 지 20년이 넘도록 ‘추악한 감투싸움’이 계속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지방의원들 스스로가 풀뿌리 자치 대의기관으로서 위신과 체통을 지키고 소신 있게 의정활동을 펼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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