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북면신도시 건설현장을 가다
창원 북면신도시 건설현장을 가다
  • 이은수
  • 승인 2012.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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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 대역사 이면에 줄잇는 각종 민원

▲북면 신도시 건설현장

창원 ‘북면신도시’건설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북면 감계·무동·동전지구에는 1만2000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웬만한 군(郡)부와 맞먹는 인규유입으로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조용하기만 하던 시골마을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기술자들과 장비로 넘쳐나며 활기를 띄고 있다. 주변식당 및 상가는 손님들로 북적이며, 건설특수를 맞고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대역사가 창원의 북쪽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아파트만 짓는다고 해서 신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족형 도시를 만들기위해서는 쾌적한 도시환경을 갖추고, 배후산업단지와 도로 등 인프라 구축, 그리고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야 하는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상전벽해의 신도시 대역사 “박차”

대한민국 ‘도랑살리기’발원지인 북면 신음마을을 지나 무동지구 현장에 들어섰다. 주변의 산이 병품처럼 둘러싸고 있어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다는 구상 자체가 대단해 보였다. 풀숲사이로  62만4463㎡ 부지에 절토와 성토, 우·오수관, 상수도 등 부지조성공사를 하고, 근린공원 1개, 어린이 공원 3개, 초·중·고교를 설립한다는 입간판이 보였다. 내년 6월 입주예정인 861세대의 휴먼빌아파트는 대부분 고층 꼭대기까지 지으며 이미 윤곽을 드러냈다. 북면 신도시 최초의 아파트가 되는 셈이다. 현장은 건설경기 침체 등 여파로 착공이 늦어져 부지조성과 아파트 건설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다. 화물차들은 먼지를 일으키며 분주하게 흙을 실어날랐고, 대형 크레인아래 아파트 건설이 열기를 뿜었다. 부지조성공사는 고지대를 깍아서 나오는 흙을 저지대에 붙는 일과 구불구불하게 굽은 길을 4차선 도로로 반듯하게 펴는 작업, 그리고 비탈진 언덕을 주변과 조화되도록 정돈을 주로 하고 있다. 현재 60%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연말까지 9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시공사측은 밝혔다.이곳에는 향후 4000여세대가 들어설 계획이다.

대역사의 현장 뒤로 철강산단이 들어서려다 입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채석장이 눈에 들어왔다. 맞은편 무동마을에는 밀성박씨를 중심으로 4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어 대조를 보였다. 공사장을 차단하는 벽은 시야를 가려 갑갑하다는 주민들의 지적에 따라 터 놓기도 했다.

특히 감나무 밭은 일부 남아 있었으나 경작하던 논은 모두 사라졌다. 마을어귀에 ‘경작을 금지한다’는 빛바랜 팻말이 세워져있는데, 50대의 주민이 근심스런 표정으로 건설현장을 바라다 보고 있었다. 그는 “앞으로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차들이 많이 다니면 예전처럼 농사를 마음놓고 지을수가 있겠느냐”며 삶의 터전을 잃을까 우려했다.

◇주민들, 지역발전 기대감 높아

무동마을을 빠져나오자 마자 800여세대의 주택지가 들어설 동전지구가 나타났다. 이곳에는 최고 7층까지 다세대 주택을 지을 수 있다.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초입부터 지가가 상당부분 올랐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어 무동에서 1.5km 떨어진 감계지구를 찾았다. 건설업체가 창원의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북면 신도시의 중심지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곳이기도 하다.

7000여세대의 아파트를 짓는 이 곳에는 경남의 건설현장을 한곳에 모아놓은 것처럼 십여개가 넘는 크레인과 각종 건설장비, 사람들로 넘쳐났다. 보는 이를 압도했다. 아파트 업체 관계자는 “창원 도심과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남해고속도로 북창원 IC와 국도 79호선, 창원역과 가까워 시내외 어디든 빠르고 편리하게 연결된다. 생활편의시설 또한 풍부하다. 창원시청은 물론 시내 중심가의 백화점·대형마트·의료시설·문화시설 등 다양한 생활문화 인프라를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다”고 자랑했다. 현대건설이 창원 감계지구에 지난해 9월 1082가구를 분양했던 창원감계 힐스테이트 1차가 청약 첫날 1순위에 마감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이에 힘입어 창원감계 힐스테이트 3차를 비롯해 4차에 걸쳐 총 4000여가구를 순차적으로 선보여 힐스테이트 브랜드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창원전역에 아파트 공급물량이 봇물을 이루면서 최근들어서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상태다.

 

▲북면 신도시 건설현장에 현수막만 10여개가 걸려 있는 등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신도시 건설현장, 각종민원 “봇물”

“물뿌리지 않고 먼지가 엉망이다. 빨래를 못하겠다. 덕산·태영·현대는 공사를 중단하라”, “백년동안 살고있는 토착민은 제척지로 내몰리고, 먼지·소음 도로는 언제까지 참고 있어야 하나?”, “기반시설공사(상하수도·도시가스·전기지중화) 늦장으로 환지받은 땅에 과다한 세금만 내고 있다”, “피해보상으로 임대아파트 분양시 우선공급해달라”. 북면신도시 건설현장 주변에는 현수막만 10여개가 걸려있는 등 각종 민원이 봇물을 이뤘다. 주민들은 신도시건설로 자연부락 주민들이 희생이 큰 만큼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내감마을 한 주민은 “창원시의 비정상적인 교통정책 때문에 오토바이·자전거·경운기를 운전하는 주민들은 죽음의 차도로 내몰리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집단행동을 할 수 도 있다”고 격앙했다. 또 다른 주민은 “사유재산에 피해를 주는 제척지(개발제외구역) 소방도로 해결 및 기반시설공사 늦장으로 인한 상하수도·도시가스·전기지중화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밖에 무동지구는 2개의 세륜시설이 눈가림식으로 설치만 되어 있을뿐 가동되지 않고 있었고, 감계지구도 상황은 비슷했다. 

◇도시기반 확충위한 도로 건설 “시급”

북면 동전IC부근 지역은 아침이면 창원에 나가는 차량들과 함안 방면으로 출근하는 차량들로 인해 큰 혼잡을 이루고 있다. 창원시에서 4차선 도로를 만들었으나 벌써부터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휴먼빌과 연결되는 용호마을의 경우 명호천 일대에 공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자동차가 마주보고 지나가기에는 도록폭이 턱없이 좁아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동전지구 도시개발사업 및 무동과 감계지구 아파트 건설이 완료되고, 동전 산업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북면지역에 도로막힘 현상이 일상화 될 것은 불보듯 뻔하다. 명호마을 권성현 이장은 “지금 이대로 가면 소답동 일대 교통체증이 심화돼 창원시내까지 출근하는데 30분이상 걸릴 수도 있다”며 “북면이 고립되지 않고 자족형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아파트 건설 및 산업기반 마련 못지않게 시내와 연결하는 도로를 확충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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