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경찰이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이에 검사를 통해 광견병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할 개가 없어져 버렸다는 점이다. 경찰은 “당시엔 다친 분들을 빨리 병원으로 후송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며 “예방 접종 여부를 당장 확인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 주인 역시 사건 발생 2시간 만에 황급히 개를 팔아버렸다. 피해자들은 “진돗개는 범인이나 마찬가지인데 경찰이 왜 그런 식으로 처리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요즘 불안해서 잠을 못 잘 지경”이라고 말했다.
당시 아파트에 찍힌 CCTV를 보면 이 진돗개는 피해자들을 따라 다니며 계속 무는 광란 장면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마치 사냥개처럼 어린 아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마구 물어 당시 상황이 끔찍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경찰은 수소문 끝에 도살된 진돗개를 찾아 축산진흥원에 광견병 검사를 의뢰했지만 처리는 한심했다. 임산부는 다른 피해자들과 달리 태아 때문에 약물치료 등을 받지 못하고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지 안 나타나는지 마냥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걱정된다”며 “뱃속의 아기에게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러한 난동을 부린 진돗개는 아파트 옆 가게에서 목줄이 느슨해진 틈을 타 우리에서 탈출, 놀이터로 갑자기 뛰어들어 발생한 사건이었다. 앞으로는 이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돗개 등 맹견류의 사육장 관리에 다시 한번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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