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사회 '긍정의 힘'
다문화사회 '긍정의 힘'
  • 경남일보
  • 승인 2012.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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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여려 (여성결혼이민자)
한국에 시집와서 사돈간에 어려워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중국에서는 사돈이 제일 가까운 친척이다. 호형호제(呼兄呼弟)하며 아주 잘 지낸다. 베트남 친구는 자기나라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다. 한국의 남편들이 순종적인 여성에 대한 요구가 있다며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사고방식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다문화의 출발은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비롯된다. 여성결혼 이민자의 경우 가족유형은 부부와 그 자녀인 핵가족보다는 시집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한국인의 친족으로 특히 며느리로서 살아가는 것은 굉장한 문화적 충격이고 어려움이다. 고부간의 갈등을 며느리 탓으로만 돌리며 ‘한국인’이 되기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편견에 시달리기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자녀취학을 앞둔 부모입장에서 우리 아이가 다문화가정 자녀라는 말을 해야 하는건지, 고민이 될 정도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문화에 대한 많은 이해가 필요하다. 정부의 지원책이나 제도 등은 아직은 내국인 중심의 동화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여러 인종과 민족 집단들은 조화를 이루고 함께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캐나다가 공식적인 언어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영어와 프랑스어의 사용을 증진하고 보존하는 것은 눈여겨봐야 한다. 일본의 경우 국제결혼을 통해 태어난 아이에 대해 혼혈아 혹은 하프(half)라는 차별적 용어 대신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두 개의 문화를 이어받았다는 긍정적 의미의 더블(doubl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국제결혼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에 대해 아직도 혼혈아, 튀기 등의 차별적 용어와 함께 코시안, 온누리안이라는 말을 같이 쓰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적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용어를 찾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한국어와 단순 문화체험 교육에 머무르지 말고 한국생활을 위해 실제적으로 필요한 여러 정보와 문화를 제공하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자녀에 대한 배려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결혼여성 이민자들이 자녀양육은 물론 사회생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한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농촌지역에는 두쌍 중 한쌍이 국제결혼을 하며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의존도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경운기·트렉터 운전부터 마을이장, 원어민 강사, 최근에는 은행원과 공무원까지 다방면에서 활약이 눈부시다. 서로가 이웃이 되어야 한다면 공존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긍정의 눈으로 바라볼 때 다문화는 한국사회 발전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유여려 (여성결혼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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