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놀아요!
함께 놀아요!
  • 경남일보
  • 승인 2012.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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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외남 (대방초등학교 교사)

태풍이 지나가고 푹푹 찌는 열기 속에서 맴맴맴 시원한 매미 노래가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하루밖에 남지 않은 이번 학기를 잘 마무리하려고 더위를 잊은 양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진다. 신나는 방학 동안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하고, 계곡과 바다를 찾아 물놀이를 해 보고 싶다는 꿈에 부푼 아이들의 모습이 마냥 즐거워 보인다. 학기 초에 자신의 계획을 세우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 여러 분야에서 성취감을 맛본 아이들은 방학을 맞이하는 마음이 새처럼 가볍고 신명나다. 하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아이들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2학기를 기대한다.

2학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긴 여름방학을 알차게 엮어가야 한다.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다양한 현장체험학습과 운동, 폭 넓은 독서를 통해 몸과 마음이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님과 함께 방학계획을 세워서 실천한다면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개학날 훌쩍 커진 키와 더 의젓해진 모습을 보면 아이들이 방학 때 상상외로 많이 성장한다는 것을 느낀다. 몸의 변화뿐만 아니라 깊어진 생각과 넓어진 마음을 대할 때마다 방학의 중요성을 더 실감하게 된다.

국어시간에 1학기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6월에 다녀온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서 수족관과 해양베스트관, 기후관, 주제관 등 다양한 전시관을 체험하며 환경과 바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이 가장 좋았다는 아이들이 많았다. 전시관에 입장하기 위한 긴 시간의 기다림이 결코 헛되지 않았으니 감사한 일이다. 매일 바다와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이기에 물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 것은 더욱 반가운 일이다. 이 외에도 야영, 봄 현장학습, 다도체험학습과 박재삼 문학관 견학 등 아이들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야외에서 한 체험학습이었다.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지식과 정보도 중요하지만, 자연과 함께 하며 스스로 깨닫게 되는 새로운 앎은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배움인 것이다.

“선생님, 오늘도 함께 놀아요.” “미안해. 해야 될 일이 많아서 다음에 놀자.” “아아, 선생님이 바쁘시면 할 수 없군요. 열심히 하세요! 내일은 우리랑 꼭 놀아주세요.” 업무처리도 중요하지만 함께 놀아주는 것이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것이라 생각한다. 일 때문에 같이 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시간이 나면 점심시간에 아이들과  운동장에서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뛰어다니기도 하고, 학교 생태체험학습장에서 하늘과 뭉게구름, 줄장미, 야생초들을 보고 떠오르는 느낌을 나타내보기도 한다. 아이들의 꾸밈없는 생각과 표현은 감동을 주는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수업시간과는 다른, 반짝이는 눈동자와 호기심이 충만한 얼굴을 보는 것이 참 기쁘다. 짧은 시간이지만 여가를 틈타 아이들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걷기도 하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마음을 나눌 때가 가장 즐거운 휴식시간이다. 방학 때는 내가 잡아주던 아이들의 손을 부모님이 잡아주고 가족과 함께 산과 바다를 누비며 마음껏 뛰놀아서 몸과 마음이 더욱 튼튼해지길 빌어본다.

/서외남·대방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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