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전 도지사는 '양치기 소년'
김두관 전 도지사는 '양치기 소년'
  • 여명식
  • 승인 2012.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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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식 (서부지역본부장)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은 심심하면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마을주민들이 ‘거짓말쟁이’라고 불렀다.

요즘 김두관 전 도지사가 대통령 선거출마를 선언하며 ‘평등국가를 만들겠다’한 공약이 ‘양치기 소년’이 마을주민들에게 하는 거짓말처럼 들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필자의 속이 밴딩이 속처럼 좁아서 김두관 전 도지사를 비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김두관 전 도지사는 지금이라도 가슴에 두 손을 모으고 엄숙한 마음으로 경남도민에게 잘못을 사과해야 한다.

지난 6일은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도민들이 걸었던 기대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대통령 선거 출마에 나서기 위해 경남도지사 직을 사임한 날이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도지사 직을 팽개친 직접적인 원인이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해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의 대선 후보군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전망이 쏟아져 나왔고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본인의 출마가 거론되면서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니라 시대교체, 사회권력 교체가 필요하다면 경남도민의 양해를 구하고 나서야 한다는 요구들이 늘어났다는 핑계를 댔다.

또 이명박 정권의 지난 4년 반이 민주주의는 뒷걸음치고 사찰과 검열의 음습한 기운이 사회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빈부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수준으로 악화되고 대기업 집단과 특권 엘리트층을 제외한 99% 서민들의 삶은 바닥으로 내몰리고 남북간의 긴장과 증오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것도 이유로 내세웠다.

거기다 이번 대선을 단순한 정권교체 차원에서 보지 않고 귄위주의와 불평등, 시장만능, 대립과 증오의 시대를 끝내고 정의와 평등, 복지와 평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절체절명의 선거로 보고 선거판에 뛰어들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김두관 전 도지사는 이 같은 핑계를 앞세워 경남도민들의 바람을 외면하고 도지사 직을 내팽개침으로써 경남도민의 가슴에 상처를 남긴 것도 모자라 도지사 보궐선거에 필요한 선거비용 118억 원도 경남도민들의 몫으로 남겨 놨다.

지난 2010년 6월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하동군민들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김두관 후보에게 57.08%(1만8373표)의 높은 지지율을 보냈고, 경남도민 역시 정확한 수치는 계산할 수 없지만 이와 비슷한 지지율을 보여 경남도의 살림살이를 그에게 맡겼다.

하지만 김두관 전 도지사는 하동군민, 경남도민의 기대감을 외면하고 도지사 직을 팽개치고 지난 8일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양치기 소년’에 버금가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말았다.

김두관 전 도지사는 도민들에겐 “절대로 당(黨)을 갖지 않고 오직 경남도민만을 보고 가겠다”고 한 약속을 스스로 지키지 않았고, 또 “도정 수행 중엔 절대로 옆눈을 팔지 않겠다”고 한 약속도 헌신짝처럼 팽개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스스로 ‘양치기 소년’이 된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김두관 전 도지사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경남도민을 디딤돌로 이용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무엇 때문에 2010년 6월 도지사 선거 때 김두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이당 저당 기웃거리지 않고 오직 경남도민만 생각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해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뒤 지난 2월 민주당에 입당하고 그것도 모자라 지난 6일 도지사 직을 사임하고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을 것인가?.

이에 경남도내 일부에선 “경남도민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대한민국 국민을 책임지겠다는 말을 어떻게 믿겠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김두관 전 도지사가 그동안 이장, 군수, 국회의원, 도지사 선거를 거치면서 선거전략이 능수능란해진데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정치인들의 언행과 비슷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김두관 전 도지사는 ‘말바꾸기 달인’이란 좋지 못한 이미지를 하루빨리 벗어나야 큰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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