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 선비정신
더위와 선비정신
  • 경남일보
  • 승인 2012.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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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관공서 실내에어컨은 28℃에 고정되어 있고, 불볕더위 기승이 보통이 아니다. 35℃를 오르내리는 날씨 속에서의 생활은 고통이요 불편의 연속이다. 더위라는 불편을 참는다는 것은 고통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얼굴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관리를 한 사람들의 행태는 요즘보다 옛날이 더 깊은 맛이 있고 그 중심에 선비가 있다.

▶선비는 한국사회와 역사에 뿌리박혀 있는 모범적 인간상이다. 개인적·국가적 차원에서 당시 사회가 필요로 하는 도덕적 행동에 대한 모델을 제공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감을 잃고 살아가는 시대에서 선비들의 마음가짐과 정신은 절박하게 필요하다. 교육이 살고 있는 세상과는 별도로 존재하는 수단이 되고 있는 세상에서 선비정신은 한국교육 재발견의 원초적 개념이 될 수 있고, 한류수출의 중심개념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한 사회의 모든 문화를 대변하는 것 가운데 ‘정체성’이라는 개념이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정체성은 ‘사무라이’다. 명령과 지시를 충실하게 따르고, 엄격한 행동규범을 보이는 충성의 전사를 상징하는 사무라이는 일본정신을 말해준다. 한국에는 아직 세계에서 통용되는 전통문화를 개념화한 것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한국적 체취를 타나낼 수 있는 정체성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개념이 바로 선비와 선비정신이다.

▶선비정신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요구에 수정될 수 있다면 일본의 ‘사무라이’와 같은 개념으로 세계 사람들이 꼿꼿한 한국인의 정신적 자태를 이해하게 하는 개념이 될 수 있다. 편리한 시대에 불편을 불편으로 참지 못하고, 무절제한 소비가 지배하는 시대에 절약과 인내를 함축하는 선비정신은 물질문명을 상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 상대적 우위를 점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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