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뜨거운 봄날, 혼자 나들이 갔는지 몰라
온몸 꽃물 드는 마음 감출 수 없어
여기 꽃 잎 몇 장, 시(詩)로 남기고 갔는지 몰라
-조경식 <꽃잎 발자국>
이 작품도 2012 경남 고성 공룡세계엑스포 디카시 공모전 수상작이다. 그때 공룡은 몇 송이 꽃잎이었는지 모른다. 꽃잎은, 무릇 모든 생명이 있는 존재의 피고 지는 생명현상을 환기한다. 생명을 지녔다는 것은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운 일인가. 그것은 유한하기에 더욱 그렇다. 꽃잎 같은 발자국을 남긴 당시의 공룡은 꽃 피는 봄날, 혼자 어딜 나들이 갔을 터이다. 지금 여기 꽃 잎 몇 장 흔적으로 남아 시를 쓰고 있지 않는가. 참방참방 빗물따라 피고 지는 저 생명이라는 꽃, 시(詩)!
/이상옥·창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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