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富者)기부와 사회연대
부자(富者)기부와 사회연대
  • 경남일보
  • 승인 2012.07.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빈곤의 역사는 길고, 전통적인 빈곤층은 일할 능력이 적은 노인이나 장애인이 주를 이룬다. 이들에게도 정부주도의 수정자본주의를 의미하는 자본주의 2.0 시대에는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가 생겨나고 그대로 가난은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높았다. 그러나 시장주도 신자본주의인 자본주의 3.0인 시대를 실제 경험하듯이 이 기대는 벗나가고 있다.

▶우리 삶의 실제는 고용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일할 능력이 있어도 저소득 일자리밖에 찾을 수밖에 없고, 죽어라 일해도 최소한 먹고살 만큼의 최저생계비조차 벌지 못하는 신빈곤층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일은 수입의 원천이지만, 일을 해도 점점 더 가난해지는 사람이 늘어나는 경제는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다. 우리나라 빈곤층 비율은 2009년 현재 352만가구 922만 명인 2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빈곤율 10.6%의 두 배나 된다. 이렇게 우리 주위는 절망이 도사리고 있다.

▶혹시나 했지만 자본주의 3.0 시대를 지나오면서 성장은 있으나 빈곤층은 늘어나고, 기업이 효율성만 추구하다 보니 고용 없는 성장이 주를 이룬다. 세계화 흐름에 지식과 기술이 없는 토종인력은 낙오자가 된다. 이들은 최소의 삶에 조건을 부여하는 사회안전망 바깥에 있다. 그래서 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 ‘아무리 일해도 달리진 건 없다.’

▶신빈곤층에서 탈출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은 힘을 모아 지원해야 한다. 그 지원이 중간에 새지 않고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고, 이들의 자활의지를 북돋우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다 같이 행복한 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4.0은 경제의 뿌리인 빈곤층에의 탈출을 돕는 것만이 지속가능한 사회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우리보다 소득격차가 심하지만 개인의 기부 덕분에 사회가 유지된다. 부자들의 기부는 튼튼한 사회연대를 만드는 보조장치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