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선도대학과 비즈쿨
창업선도대학과 비즈쿨
  • 경남일보
  • 승인 2012.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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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효 (경남과기대 창업지원단 경영지도사)
어느 날 문득 자식이 사업하겠다고 하면 가슴부터 철렁 내려앉는 것이 부모의 심정이다. 일반인에게 사업은 십중팔구 패가망신하는 지름길이요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재산이 있어야 시도라도 할 수 있는 것이며, 사업에서 성공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여러 곳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미 전국의 중·고교에 창업동아리가 보편화되어 있고 그 중 124개교가 비즈쿨로 지정되어 창업동아리 운영을 위한 보조금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다. 이제 우리의 청소년들은 사업을 재미있는 게임의 하나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업하지마라!’에서 ‘게임을 하듯 사업을 해 보라!’로 바뀌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 우리 지역의 경남과학기술대가 있다. 진주지역의 경남과기대는 창업대학원 지정 8년차, 창업선도대학 지정 2년차로서 명실상부한 창업분야 경남지역 거점대학이다.

경남전역의 비즈쿨 중·고교를 지원하고 지역대학들과 협력해 기술창업아카데미를 개설하고 매년 30명 내외의 예비창업자에게 각자 5000만원 상당을 지원하여 창업을 준비시키고 있다. 경남중기청 및 지역 금융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50억원의 엔젤 투자기금을 조성해 놓고 지원 대상을 물색 중이다. 미래 우리나라를 이끌고 나갈 기업가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창업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 LG, GS, 효성 등 그룹 창업주의 고향인 진주가 창업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으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모가 자식에게 사업을 제대로 교육시키는 것은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가서 의사나 변호사가 되도록 교육시키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투자다. 사교육 열풍도 사실 따지고 보면 자식이 위험부담이 큰 사업을 하지 말고 안정적인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를 염원하는 부모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얼마 전 창업진흥원이 개최한 비즈쿨 워크숍에 참여했다가 경주의 모 고교 지도교사가 자기 학생들의 학과성적을 걱정하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CEO는 자신의 성적표를 어디에도 제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성적표는 아무 의미가 없다.

혹자는 사업을 하고는 싶으나 확실한 아이템이 없어서 못한다고 하고, 혹자는 사업 자금을 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확실한 아이템이란 것은 없다. 먼저 뚜렷한 사업 목적이 있다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그것이 아이템이 되는 것이다. 사업목적이 뚜렷하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실패하더라도 그 동안에 쌓은 그 분야 전문지식으로 먹고살 수 있게 된다. 또,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등은 공히 100만원 미만의 적은 돈으로 창업해 세계적인 기업인이 되었고 우리나라도 이제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사업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가 조성됐다. 과거, 의식주 해결을 위주로 하던 시장과 소비자는 이미 다 사라지고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똑똑한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준비된 기업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정문효 (경남과기대 창업지원단 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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