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경로당’ 지원, 이대로 방치할 텐가
허울뿐인 ‘경로당’ 지원, 이대로 방치할 텐가
  • 경남일보
  • 승인 2012.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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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은 노인들에게 최고의 쉼터다. 그래서 경로당에 냉난방비를 지원하는 것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경남도내 경로당의 태반이 ‘무늬만 경로당’인 것으로 밝혀져 안타깝다.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로 도내 전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폭염대피소(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 등 노인시설의 냉난방비 지원이 턱없이 부족해 노인들이 무더위와 추위에 신음하고 있다.

경로당은 노인들이 동년배인 친구, 선·후배들과 어울리기 알맞은 생활의 장으로 취미나 오락을 함께 즐기는 공간이다. 고독과 고립에서 탈피할 수 있는 해방구인데다 현대사회의 노인문제를 상당부분 희석해 주는데도 기여해 왔다는 점에서 경로당의 존재가치는 크다. 그러나 시설이 허술한 것은 물론 운영비와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해 제 기능을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지금까지는 매월 당국이 지급하는 일정액의 운영비로 유류대와 전기료를 내는데도 버거운 곳이 많다. 문제는 노인들이 빈병과 폐지를 모아 냉난방 등 운영비를 충당하는 곳까지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부담으로 폭염기에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과 겨울철에 보일러 사용에 힘들어 하는 빈곤층 노인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인비율 특히 독거노인이 많은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세울 때 반드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이 지속되는 동안 독거노인의 사망률이 높으며 이에 따른 독거노인의 냉난방비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특히 경제적인 부담으로 폭염기에 냉방기 사용을 힘들어하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에너지 바우처 도입, 가정 내 냉방시설 점검 및 정기적인 방문 등 민관협력을 통한 자원연계가 이뤄져야 한다.

노인들이 집 밖에서 쉴 곳은 경로당이다. 따라서 지자체의 예산이 부족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옳다. 우리 사회의 노인복지는 걸음마 수준이다. 노인문제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부각된 지 오래지만 그 대책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현실과 따로 노는 노인복지에다 허울뿐인 ‘경로당’ 지원, 언제까지 이대로 방치할 텐가 당국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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