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과 쿠데타
5.16과 쿠데타
  • 이홍구
  • 승인 2012.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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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창원총국 부국장)
박정희의 5·16. 이 역사적 사건을 관통하는 객관적 사실은 무엇일까. 후대의 역사관이나 현재의 정치적 상황, 그리고 개인적 이념에 따라 그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변치않는 인문사회학적 정의는 5·16이 바로 ‘쿠데타’혹은‘군사정변’이라는 것이다.

▶쿠데타의 사전적 의미는 비합법적인 무력 또는 군사적인 수단으로 정권(政權)을 빼앗는 것을 말한다. 혁명과는 달리 동일 체제 내에서 지배자의 교체를 목적으로 하며, 민중의 지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같은 의미에서 볼때 5·16 그 자체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쿠데타다. 5·16이 체제변화를 가져온 아래로부터의 혁명도 아니요, 당시 엘리트 군인들의 기득권 세력 내 정권교체라는 사실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5·16이 쿠데타라는 객관적 사실과, 그 역사적 평가는 분명 다른 문제다. 5·16이 쿠데타인 것은 틀림없지만 사건 자체의 규정과 역사적 평가는 별개의 사안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어 5·16을 바로잡아야 할 잘못된 역사라고 재단하는 것은 흑백논리의 편향적 시각이다. 이같은 논리대로라면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도 잘못된 쿠데타이고 있어서는 안될 사건이라고 비판받아야 한다.

▶5·16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현재진행형이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산업화와 암울한 유신독재라는 공과를 잉태한 한국 현대사의 중대한 터닝포인트다. 5·16을 혁명으로 미화하거나 12·12같은 군사반란으로 격하하는 것 모두 성급한 판단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당리당략에 의해 5·16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이용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정치권 스스로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5·16에 대한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통해 과거의 유령을 부활시키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나침판인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홍구 창원총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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