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과 한국을 응원하는 올림픽
모국과 한국을 응원하는 올림픽
  • 경남일보
  • 승인 2012.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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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여려 (결혼여성이민자)
한여름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아이들도 뒤척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우리 가족에게 ‘런던올림픽’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30일 새벽 1시30분 한국 대 스위스 축구경기를 시청했다. 앞선 경기에서 우리와 비긴 멕시코가 가봉을 2 대 0으로 이기며 승점 4점을 챙겨 긴장감은 더했다. 상대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전반전을 0 대 0으로 득점없이 마쳤으나 후반전 들어 공격이 활기를 띠면서 와일드카드로 나선 맏형 박주영 선수가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 갔다. 하지만 곧바로 스위스에게 실점하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후 발 재간이 좋은 김보경 선수가 멋진 발리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한국이 2 대 1로 스위스를 제압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선수들이 공을 참 잘찬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방송을 보면 미녀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면 더 많은 여성들이 생동감 넘치는 축구에 매료될 것이다.

압록강 근처 단동에서 공부한 필자는 북한선수 경기도 유심히 지켜본다. 안금애 선수는 여자 유도 52kg급 결승에서 쿠바의 야네트 베르모이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북한의 첫 금메달이며 계순희 이후 16년 만에 북한 유도에서 나온 값진 금메달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금메달의 기대를 모았던 한국 남자양궁이 부진 속에 동메달에 그치는 등 이변이 속출, 영원한 강자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창원시청 최현주 선수가 활약한 여자양궁은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은 올림픽을 보는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박태환은 29일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2위를 했다. 부정출발로 인한 실격 판정을 받고 그 판정이 번복되기까지 다른 선수들처럼 휴식과 훈련을 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음고생이 많아서일까 인터뷰 도중 눈물 짓기도 했는데,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조준호는 남자유도 66kg급 8강전에서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와 연장승부를 펼쳐 심판진의 3 대 0 판정승을 거뒀다. 그러나 일본인 관중들의 야유 속에 판정이 번복돼 승리가 취소됐다. 동네시합도 아니고 올림픽이란 무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올림픽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한국 속담에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다. 필자는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주로 한국을 응원한다. 그런 내게 남편은 “한국과 중국이 경기를 하면 누구를 응원하느냐”고 짓궂은 질문을 했다. 한국을 응원하는 동시에 모국을 응원하는 것은 인지상정 아닐까. 한국선수가 경기를 잘하면 다문화가정은 큰 힘을 얻는다. 고국에 계신 부모님도 사돈나라를 생각하며 한국을 응원하고 계실 것이다. 당분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낼 것 같다.

유여려/결혼여성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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