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박태환·유도 조준호…희생양은 한국선수
런던올림픽이 초반부터 좀처럼 보기 힘든 판정 번복이 두 차례나 발생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공교롭게도 모두 한국 선수가 희생양이 되면서 한국 선수단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에 나섰던 박태환(23·SK텔레콤)은 28일(현지시간) 예선 레이스에서 조 1위를 했으나 '부정 출발' 판정을 받고 실격 처분을 받았다.
다행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공정하지 못한 판정이 발생할 경우 즉각 소청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 한국선수단이 적극적으로 이의제기를 한 끝에 판정을 뒤집어 박태환이 결선에 뛰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결선 레이스에 참가한 박태환은 은메달을 따낸 뒤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여 '실격 번복' 소동으로 적지 않은 속앓이를 했음을 짐작게 했다.
박태환에 이어 29일 유도 남자 66㎏급에 출전한 조준호(24·한국마사회)도 심판진의 석연치 않은 판정 번복으로 4강 티켓을 놓쳤다.
조준호는 8강에서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에게 연장 접전 끝에 판정패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심판진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려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관중의 야유가 쏟아지자 심판위원장이 최종 판정을 멈추라는 사인을 보낸 뒤 비디오 판독을 통해 에비누마의 승리로 번복했다.
심판진은 한동안 상의하는 모양새를 취하더니 한 명도 예외 없이 파란색 대신 흰색을 들어 올렸다.
불과 5분 사이에 전원 일치 판정이 극과 극으로 갈리자 이를 바라보던 팬들도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심판진의 상반된 행태에 AFP통신은 '우스꽝스러운 장면'이라고 비꼬았고, 일본의 교도 통신도 미국의 슬랩스틱 코미디 영화인 '바보 삼총사'를 빗대어 "이 영화를 패러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제수영연맹(FINA)이 판정을 뒤집은 것은 무려 25년 만이다.
또 유도에서 심판 3명이 내린 판정을 심판위원장이 뒤집는 것은 처음 발생한 사건이다 보니 주요 외신들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어느 대회에서건 판정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있으나 웬만해서는 판정을 바꾸지않는 올림픽에서 이틀 연속 결과가 뒤집혔다.
하필 한국 선수가 그 중심에 있었다는 점에서 64년 만에 런던 땅을 찾은 한국 선수단은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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