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
“한센인에게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
  • 임명진
  • 승인 2012.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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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성심원 축제 여는 바오로 신부
▲사진=오태인기자
“한센인 대부분이 지금 고령이십니다. 그분들에게는 이번 축제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산청 성심원이 1959년 개원 이후 처음으로 제1회 성심 인애(仁愛) 대축제를 1일부터 5일까지 개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성심원은 재단법인 작은형제회(프란치스꼬회)에서 운영하는 가톨릭 종교법인으로 한센병력인과 중증장애인(1~2급) 160여 명이 생활하는 공동체 시설이다. 성심원장 오상선(바오로·이하 바오로 신부) 신부는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 속에서도 성심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장을 지휘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바오로 신부는 “산청 성심원은 50여 년 세월을 세상과 격리된 채 지내왔습니다. 이번 축제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고 상생, 화합하고 싶다”고 했다.

축제의 주제도 평화와 우정, 화해와 상생으로 정했다. 지금 한센병은 간단한 질병으로 분류되지만, 예전엔 그렇지 못했다. 한센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세상으로부터 격리됐다.

그 한센인 대부분이 평균연령 76세의 고령의 나이로 접어들면서 세상을 하나 둘 떠나고 있다. 이번 축제는 그들을 위한 자리라는 게 바오로 신부의 설명이다.

한센인 요양시설인 성심원도 이제 서서히 그 역할과 기능이 변모해 가는 기점에 놓여 있다. 바오로 신부는 “한센인들은 지금이 마지막 세대로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10여 년 전부터 성심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해 왔는데 일단 재단 방침은 장애인 시설로 계속 간다는 것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한센인의 감소로 성심원도 자연스레 그 역할이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오로 신부는 기존의 은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보다 시민 품으로 세상 속으로 다가서겠다는 계획이다.

“우리들이 목표로 하는 성심원은 환자들만 살아가는 곳이 아닙니다. 성한 사람은 물론 아픈 사람,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대안학교를 비롯한 어린이 집 설치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바오로 신부는 “한 번도 이런 준비를 해 보지 않았는데 어르신들을 위해 열심히 축제 준비에 애써 주시는 직원분들이 너무 고맙다”면서 “성심원도 주어진 역할과 사명을 위해 늘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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