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열기를 붙잡고 있는 런던 올림픽은 열대야를 겪는 한국 사람들의 잠자리를 공격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 온 국민의 응원이 더해져서인지 중간 성적도 괄목할 만하고 경기장마다 터져 나오는 드라마 같은 장면에 열대야는 고사하고 텔레비전이라는 사각형 속으로 온통 마음을 빼앗고 있다.

특히 밤잠을 설치며 응원한 보람이 있었던지 5일 2012런던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8강전에서 영국단일팀을 승부차기 끝에 사상 첫 4강에 진출하는 낭보도 들려와 이 때만큼은 열대야를 식혀줬다. 올림픽 역사를 새로쓴 우리 선수들에게 뜨거운 찬사를 보낸다.

덩달아 북한조차도 런던 올림픽에서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림픽이 개막되기 전, 국제 스포츠 전문가들은 북한이 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할 것으로 예견했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북한이 역대 최고성적을 기록했던 바르셀로나 대회를 능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선수로 첫 금메달을 따낸 여자 유도 안금애 선수가 결승 연장전에서 승리하는 모습과 남자 역도 김은국 선수가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모습에 우리는 한국 선수들과 똑같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피가 흐르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들에게 우리 국민이 보낸 박수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올림픽 선수들처럼 북한정권도 세계평화를 위해 앞장서지는 않더라도 세계인이 함께 모여 합의한 평화의 규칙을 지키기만 해도 세계는 팔 벌려 그들을 안아줄 것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안방에서도, 거리에서도 지구 반대편 즈음에 있을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손바닥에 놓고 관전하고 응원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그것도 선명한 디지털 TV로 올림픽을 시청한다는 것은 우리의 어린 시절에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 일인가. 한 동네 한 집이라도 TV를 소장하고 있었다면 요즘 같은 날에는 그 집에 문전성시를 이뤘던 기억을 기성세대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테지만 요즘 세대는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세상 좋아졌다는 말이다. 올림픽 덕분에 가전업계는 교외와 체육관 등 야외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TV를 설치한 것이 효과를 보이자 연말까지 잠재수요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는 급변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불과 5~6년 전만해도 스마트폰의 존재를 잘 몰랐지만 지금은 일반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적을 정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 자동차 또한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얼마 안 있어 전기차가 도로를 점령하는 시대가 멀지 않아 보인다. 이런 변화를 우리는 잘 받아들여야 한다. 세상 밖으로 나와 모두 함께 잘사는 행복한 한 가족이 될 날을 기원한다. 그 먼 나라에서 선전하고 있는 선수들과 열대야를 무릅쓰고 우리 선수들을 환호하고 응원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오늘 따라 더욱 자랑스럽다.

보운스님 (천진복지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