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의 구원을
아름다운 삶의 구원을
  • 경남일보
  • 승인 2012.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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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목숨의 유한성, 그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의 노력. 이 때문에 유한의 한 생을 살면서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고자 사람들은 도전하고 애쓴다. 유한한 목숨에 대한 연민은 사람이 지닌 위대한 창조의 원천이 아닐 수 없다. 유한의 목숨을 소유하는 동안 희로애락에 쉴 새 없이 시달리지만 더욱 중요하고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활력으로서 목숨의 유한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새로운 창조를 가능케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다만 이 노력은 생의 본능이며, 행복이나 번민, 갈등이라는 죽음의 본능마저도, 삶의 지속 연장을 목적으로 한다는 입장이기에 누구나 좋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예술은 이러한 목숨의 유한성을 극복하려는 인간 노력 중의 한 영역이며, 그것은 음악이나 그림이나 문학의 그 어떤 여러 가지 형태로 각인의 취향과 식성에 따라 취사선택(取捨選擇)될 뿐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의미 있다고 보는 모든 활동은 삶의 연장과 삶의 의미 추구를 위한 자기 구원으로 가는 노력이며,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갖가지 애환도 결국엔 자기 연민으로 비롯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스한 삶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안일 무사한 길이 아니라 오히려 치열하고 혹독한 추위를 불러와서 싸우는 것이며, 이 싸움이 창조를 가져오는 예술의 작업이 될 것이다.

어쩌면 치열하고 혹독한 추위와의 싸움은 곧 나약하고 무력한 자신에게 높은 기대를 걸고, 노력하는 중에 실의와 좌절을 경험하고 다시 헤어나는 갈등과 패배의 연속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에게 행복은 자신의 목숨의 유한성과 자신의 존재의 무의미와 무력감을 깨닫는 연민으로 비롯되며, 흔히 맛보는 패배와 절망에서 태어나는 것이지만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 능력이 없는 자신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 것을 강요하는 추위이며 갈등이다. 죽음의 본능마저 삶을 목적으로 하듯, 패배와 절망감도 자신을 구원하여 풍요하고 의미 있는 내 삶을 창조하려는 힘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에 따라 그 농도, 그 깊이, 그 높이, 그 길이를 알 수 없는 많은 우여곡절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얼룩 지우고 모습 지울지 우리는 모른다. 그러나 삶이란 끊임없는 자기 창조의 과정이기 때문에 비록 자신의 노력이 무가치, 무의미로 결과 된다 하여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아름다운 삶을 살고자 자신을 구원하여야 한다. 그 어떤 부끄러움도, 그 어떤 절망감도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삶이 내 것일 때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시작의 과정은 경계 높은 그곳을 향해 성실히 살고자 하는 삶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목적하고 뜻하여 쏟은 노력이 결국 빈 그릇만이 될지라도 삶의 중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삶을 조율하는 또 하나의 존재라면 마음이 가난해도 진실과 아름다운 삶으로 살아간다면 비굴해지지 않을 수 있다. 마음의 가난과 정신의 황폐를 이겨낼 수 있고, 정직해질 수 있고, 용기도 가질 수 있다. 목숨의 유한성, 때로는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생각하며 성실히 살아갈 때 삶은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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